한화-대우조선 합병…'한화오션' 탄생
한화-대우조선 합병…'한화오션' 탄생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3.04.26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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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4개월 만에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결정
한화, 자산규모 95조 확대…100조 클럽입성 눈앞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내 크레인. [사진=신아일보 DB]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내 크레인. [사진=신아일보 DB]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품에 안는다. 대우조선해양은 새 이름 ‘한화오션’을 달고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기존 영위하던 우주, 방산 사업과 더불어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전원회의를 열고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의 기업 결합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지난해 12월19일 한화가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한지 약 4개월 만이다. 앞서 한국 공정위를 제외한 해외 7개 경쟁당국은 지난 2월 튀르키예를 시작으로 유럽연합(EU)·영국·일본·베트남·중국·싱가포르까지 모두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의 결합을 승인했다.

이날 전원 회의에서는 군함시장에서의 경쟁 제한성을 해소하는 내용 등 일부 조건을 전제로 한 기업결합 승인이 이뤄질 전망이다. 공정위는 앞서 ‘군함 시장 내 차별 금지’를 조건으로 승인하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한화에 발송하고 전원회의에 상정한 바 있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간 협의를 거친 뒤 5월3일 이사회를 열고 신임 이사진과 사명 등 임시 주주총회 안건을 결의할 예정이다.

이어 5월19일 임시 주총에서 새 경영진 선임과 사명 변경을 확정한다. 새 사명은 ‘한화오션’과 ‘한화조선해양’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한화오션’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계획. [사진=한화그룹]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계획. [사진=한화그룹]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기업 규모를 한층 키울 수 있다. 공정위의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현황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자산총액은 83조280억원으로 재계 7위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한화의 재계순위가 오르진 않지만 총 자산이 95조원대로 늘어나며 자산총액 ‘100조 클럽’ 입성은 한층 가까워진다. 특히 재계 8위인 GS(81조8360억원)와 격차를 벌이게 된다. 

동시에 김동관 부회장의 존재감도 한층 부각된다. 김 부회장은 이미 태양광 사업의 발전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인수를 주도한 바 있다. 또 한화그룹 우주 사업 총괄 조직 ‘스페이스허브’를 이끌며 우주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우주 사업과 더불어 이번에는 해양방산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는 평가다.

한화는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 방산 부문, 한화디펜스 3개 회사로 분산된 방산 부문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했다. 김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이끌고 있다. 김 부회장은 오는 2030년까지 세계 10위권 방산기업을 목표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적극 주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는 방산 부문에 힘을 실리며 차기 총수 입지를 굳히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오션 출범으로 HD현대, 삼성중공업과 국내 조선 빅3 체제가 한층 공고해졌다”며 “경쟁관계를 넘어 글로벌 조선시장에서 긍정적인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또다른 관계자는 “김동관 부회장이 이번 인수를 적극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지며 재계 내 존재감이 부각됐다”며 “한화는 기존 주력하던 방산사업에 항공·해양·우주와 시너지를 발휘하며 사업 영역을 점차 넓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fro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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