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재명 檢 출석' 설전… "팩트" vs "나치·조선총독부"
여야, '이재명 檢 출석' 설전… "팩트" vs "나치·조선총독부"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01.1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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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이재명 개인 문제… 왜 민주당이 총출동하나"
민주 50여 명 의원 李 동행… "좀비 수사, 좀비 기소"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10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직접 출석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가지 이해하기 어려운 건 (이번 검찰 소환 조사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에 개인적으로 저지른 문제와 관계된 건데, 왜 민주당이 총출동해서 막고 위세를 부리는지 잘 모르겠다"며 "제1당의 위세와 힘으로써 수사를 막거나 저지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쏘아붙였다.

주 원내대표는 "이건 법의 문제이고 팩트(사실)의 문제지, 다수가 위세를 부려서 막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면서 "사법 문제는 사법으로만 봐야지 이게 무슨 진영의 문제나 숫자의 문제로 볼 일은 아닌 것 같다. 오늘 뒤늦게 출석하게 됐지만, 검찰에서 진실을 밝히고 진실이 규명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의 말대로 오늘은 역사에 기록될 거다. 그러나 역사가 전진하는 변곡점이 아니라, 헌정 사상 최초로 야당 대표가 법치주의를 후퇴시킨 치욕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 의원은 "이 대표의 말대로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법정에서 가려질 문제고, 이 대표가 무죄를 자신한다면 객관적 소명으로 증명하면 될 일"이라며 "정치 탄압이라는 억지 명분을 만들어 쪽수로 밀어붙이는 게 조폭과 다름 없지 않나"라고 비꼬았다.

또 "이 대표는 위력으로 법치주의를 짓밟고 지나가겠단 생각을 버려야 한다. 개인의 자격으로 정정당당히 재판을 받으라"면서 "정치를, 특히 국민을 위한 행정을 방탄국회의 볼모로 삼는 일을 중지하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를 향해 '정적 제거', '야당 탄압' 논조를 재차 강조하며 거세게 항변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 대표 출석에 앞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제1야당 현직 대표를 검찰로 소환한 정권은 우리 헌정사상에서 처음"이라며 "겉으론 '법치' 운운하지만, 그 실체는 윤석열 대통령의 정적을 제거하고 야당을 탄압하려는 무도한 '철권통치'에 다름없다"고 손가락질했다.

아울러 "독일 나치와 조선총독부가 국민을 겁박할 때 내세운 것도 '법치'였다"며 "성남FC 건은 경찰이 이미 3년이나 강도 높게 수사하고 무혐의 처분한 사건이다. 윤석열 정권이 대장동 의혹을 무차별 수사해도 나오는 게 없자 무혐의 종결된 사건까지 들춰내며 야당 탄압에 나섰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명백한 야당 탄압이다.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 위의장은 "야당 당대표 자리가 법 앞에 성역이 될 수 없는 것처럼, 대통령의 배우자 자리도 성역이 될 수 없다"며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해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에 대해 "좀비 수사, 좀비 소환, 좀비 기소 시도"라며 "이 대표가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대선 자금을 받았다는 게 아무래도 좀 무리가 있어보였나"고 비꼬았다.

한편 이날 이 대표의 검찰 출석에는 박 원내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를 포함해 총 50여 명의 의원이 동행했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