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그들이 나를 욕하는 건 상관 없다. 그러나 나와 성남시 공직자들의 주권자를 위한 그 성실한 노력을 범죄로 조작하려는 건 용납할 수가 없다"고 거듭 의혹을 부인했다.

이날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이 대표는 들어가기 전 "불가침의 성벽을 쌓고 달콤한 기득권을 누리는 이들에게 아마도 이재명은 언제나 반란이자 불손 그 자체였을 것"이라며 이같이 직접 입장을 표명했다.

성남지청 앞에는 이 대표가 도착 전부터 지지 세력 600여 명과 규탄 세력, 취재진 등이 운집해 있었다. 차량에서 내린 이 대표는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며 성남지청으로 들어섰는데, 꽉 막힌 인파로 이동이 어려워 200여m를 움직이는데도 15분가량이 걸렸다.

이 대표의 이날 검찰 출석에는 박홍근 원내대표, 조정식 사무총장, 박찬대·장경태·고민정 최고위원, 천준호 원내기획부대표 등 당 지도부가 동행했다. 

이 대표의 모습이 드러나자 주위는 더욱 소란스러워졌다. 이 대표는 검지 손가락을 입에 대고 '쉿'이라고 말하며 주위를 정돈한 뒤  "소환 조사는 정치 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란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특권을 바란 바도 없고, 잘못한 것도 없고, 피할 이유도 없으니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검찰의 이 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 청구를 두고 '당대표 망신주기'라며 거세게 반발한 뒤 출석해서는 안 된단 여론이 거셌는데, 그럼에도 직접 돌파하겠단 의지를 나타난 대목으로 해석된다.

다만 "오늘의 검찰 소환이 유례 없는 탄압인 이유는 헌정사상 최초의 야당 책임자 소환이어서가 아니라, 이미 수 년 간 수사해서 무혐의로 처분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 내서 없는 사건을 만드는, 없는 죄를 조작하는 사법 쿠데타이기 때문"이라면서 "성남FC 직원들이 광고를 유치하면 세금을 절감해 성남시, 성남시민들에게 이익이 될 뿐 개인 주머니로 착복할 수 있는 구조가 전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이) 이걸 모를리가 있겠나. 그런데도 검찰의 왜곡과 조작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적법한 광고 계약을 하고, 광고를 해주고 받은 광고비를 굳이 무상의 후원금으로 우긴다"면서 "검찰의 이런 이상한 논리는 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 수사, 표적 수사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故(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이 분들이 받은 일이 사법 리스크였나. 그건 사법 리스크가 아니라 검찰 리스크였고, 검찰 쿠데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검찰은 그동안 정권의 시녀 노릇을 하다가 이제 권력, 정권 그 자체가 됐다. 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 수사로 영장을 남발하고 수사 기소권을 남용하고 있다"며 "당당하게 정치 검찰에 맞서서 이기겠다"고 결의를 드러냈다.

한편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검찰이) 실제 후원금 사용 내역을 계좌 추적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실질적으로 (후원금이) 정치자금 쪽으로 흘러들어간 게 보인다면 (이 대표에게) 영장청구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후원금 정치자금 사용' 의혹에 "말도 안 되는 소설이다. 황당한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신아일보] 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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