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0 대책 일주일…규제 완화에 매물 거두는 집주인
11·10 대책 일주일…규제 완화에 매물 거두는 집주인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2.11.1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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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규제지역 해제·대출 완화 효과 기대감 작용
금리 인상·매수심리 위축은 여전…가격 하락세 계속
경기도 구리시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경기도 구리시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부동산 규제지역 대규모 해제와 대출 규제 조기 완화 등이 담긴 11·10 대책이 발표된 후 전국 아파트 매물이 줄고 있다. 규제 완화 효과를 기대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일단 거둬들이는 모습이다. 그러나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주택 매수심리 위축도 여전한 만큼 현재 거래절벽 상황과 집값 하락세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17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물은 42만5180건으로 지난 10일 부동산 대책(이하 11·10 대책) 발표 전과 비교해 5736건(1.3%) 줄었다.

정부는 11·10 대책을 통해 이달 14일부터 서울과 경기 과천, 성남 분당·수정, 하남, 광명을 뺀 전국 모든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했다. 또 현재 규제지역의 경우 주택 가액별로 차이가 있는 무주택자와 1주택자(기존 주택 처분 조건부)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다음 달 1일부터 50%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투기과열지구 내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담대 금지 규제는 해제하고 서민·실수요자에 대한 LTV 한도는 기존 4억원에서 6억원으로 확대한다.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낸 11·10 대책 이후 아파트 매물은 전국 모든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 감소했다. 수도권 중에는 규제지역이 대거 해제된 경기도 매물이 일주일 전보다 1548건(1.4%) 줄었고 규제지역에서 벗어나지 못한 서울도 같은 기간 매물이 883건(1.6%) 감소했다. 인천은 151건(0.6%) 줄었다.

전문가들은 11·10 대책을 통한 규제 완화에 대한 시장의 즉각적인 기대가 반영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하락장에 수요자들도 급급매물만 찾는 상황에서 너무 낮은 가격에 팔지 않겠다는 집주인들이 있어서 나오는 현상"이라며 "전반적인 추세라기보다는 대책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여전히 투자심리가 죽어 있고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낮으며 금리 인상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전체적인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고 하락 속도를 늦추는 정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내년 5월9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과 6월1일 보유세 기산일 이전에 급매물이 다시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거래절벽과 가격 하락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봤다.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내년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보유세 기산일 이전에 처분하려는 물량이 있을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상황에서 이때 급매물이 일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김인만 소장도 "정부도 연착륙이 목표지 다시 집값 올리려는 건 아닌 만큼 적은 거래량 하에 점진적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