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상승에 발목 잡힌 건설…매출 늘어도 수익성 악화
원가 상승에 발목 잡힌 건설…매출 늘어도 수익성 악화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2.11.0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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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10위권 상장사 대부분 3분기 누적 영업이익 감소
'삼성물산'만 작년 일시적 비용 반영 기저효과로 상승

대형건설사 대부분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감소세를 보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만 지난해 일시적 비용 반영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영업이익 증가세를 나타냈다. 원가 상승 충격을 받은 건설사들이 많이 벌어도 적게 남는 수익성 악화 늪에 빠졌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시공능력평가(이하 시평) 10위권 건설사 중 코스피 상장 6개 사가 최근 3분기 영업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이들 건설사 대부분은 3분기 누적 기준으로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액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평 2위 현대건설의 매출액은 15조155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7.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 감소한 5006억원을 기록했다. 연결 자회사의 단기 이익 축소와 일부 대형 현장의 직간접비 상승 등에 따른 영향을 받았다.

5위 GS건설도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5% 증가한 8조3768억원을 기록했지만 원자잿값 상승 등 대외 환경 변화에 따라 원가율을 보수적으로 조정하며 영업이익은 4427억원으로 2.2% 줄었다. 

6위 대우건설 역시 매출액 7조2109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3.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9% 감소한 5132억원으로 나타났다. 일회성 이익으로 호실적을 냈던 지난해 기저효과와 2분기 선제 반영한 원가율 상승 여파가 지속했다. 다만 3분기만 놓고 보면 전 사업 분야에서 매출이 성장하며 영업이익도 1년 전에 비해 83% 늘어난 2055억원을 기록하며 순항했다. 

10위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동기보다 0.7% 늘어난 매출액 2조3830억원을 기록했지만 앞서 반영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 사고 관련 손실에 따라 영업이익은 85.5% 급감한 421억원을 기록했다. 

3위인 DL이앤씨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이 회사는 3분기 누적 매출액 5조2406억원, 영업이익 3767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3.5%와 45.2% 감소한 실적을 거뒀다. 주택 부문 원가율 상승과 해외법인의 일회성 비용 증가가 발목을 잡았다.

반면 시평 1위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유일하게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함께 증가했다. 이 회사의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에 대비 34.8% 늘어난 10조567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고 영업이익은 5.4배 증가한 63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강릉안인화력발전소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일시적 비용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하이테크 공정 호조, 해외 신규 프로젝트 매출 본격화, 국내외 준공 프로젝트 손익 개선이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올해 건설사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는 원가 상승 여파로 인한 마진율 하락이 지속되면서 남은 4분기도 대부분 건설사가 매출 증가와 비교해 저조한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자잿값과 인건비, 외주비 등 원가 요인들이 올라간 상황에서 통상 건축·주택 부문에 기대했던 마진율이 10% 중반에서 초반대로 떨어진 상황"이라며 "4분기는 계절적 성수기 효과가 있겠지만 마진율이 낮아지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outh@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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