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제네시스·기아 모두 생산…현지 공략 핵심 거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글로벌 ‘전기차(EV) 톱 티어’로 발돋움하기 위해 미국에서 전용공장 설립 첫 삽을 떴다.
현대차그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Bryan County)에서 전기차 전용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공식은 HMGMA 부지 현장에서 열렸다. 주요 참석자들이 공장 건설을 알리는 첫 삽을 뜬 직후에는 HMGMA와 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는 서배너 ‘엔마켓 아레나’(Enmarket Arena)에서 2부 행사가 열렸다. 지역사회와 유대 강화를 위해 마련된 2부 행사에는 일반 시민들도 참석해 신공장 기공식을 축하했다. 현대차그룹은 이 자리에서 전기차·로보틱스 등 최신 모빌리티 기술 외에도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의 지역 내 사회공헌 활동을 소개했다.
이번 HMGMA 기념 행사에는 브라이언 켐프(Brian Kemp) 조지아 주지사, 라파엘 워녹(Raphael Warnock)·존 오소프(Jon Ossoff) 연방 상원의원, 버디 카터(Buddy Carter) 연방 하원의원, 돈 그레이브스(Don Graves) 미국 상무부 부장관, 조태용 주미대사 등 한·미 양국의 정·관계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현대차 사장과 호세 무뇨스(Jose Munoz)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 등 최고경영진이 자리했다.
HMGMA는 1183만㎡(제곱미터, 약 358만평) 부지에 연간 30만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공장 건설에 착수해 오는 2025년 상반기부터 전기차 양산에 들어간다.
현대차그룹 차원의 첫 공장인 HMGMA에선 현대 외에도 기아, 제네시스 등 3개 브랜드의 전기차를 생산한다. 다차종의 전기차를 탄력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현지 고객의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미국 내 현대차그룹 생산거점 3곳은 서로 인접해 부품 조달이나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를 기대할 수 있다. HMGMA는 같은 조지아주에 있는 기아 미국생산법인(Kia Georgia)과는 약 420킬로미터(㎞), 앨라배마 주 현대차 미국생산법인(HMMA)과 약 510㎞ 거리에 있다. HMGMA와 각각 차로 4시간, 5시간 거리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HMGMA를 최고 수준의 미래형 혁신 공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실증 개발한 제조 혁신 플랫폼을 도입하기로 했다.
HMGICS의 제조 혁신 플랫폼에는 △수요 중심의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제어 시스템 △탄소중립·RE100(재생에너지 사용 100%) 달성을 위한 친환경 저탄소 공법 △안전하고 효율적 작업이 가능한 인간 친화적 설비 등이 포함됐다.
현대차그룹은 메타모빌리티의 가능성을 소비자 일상으로 실현하는 ‘지속가능한 미래 모빌리티 공장’이라는 의미에서 신공장 명칭에 ‘메타플랜트’를 붙였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외에도 배터리까지 전기차 제조·판매에 필요한 안정적인 현지 조달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를 위해 글로벌 배터리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배터리 셀 공장을 HMGMA 인근에 설립할 예정이다.
합작 배터리 공장에선 현대차그룹 전기차에 최적화한 배터리 제품을 공동 개발해 양산한다. 또 HMGMA에서 고효율·고성능·안전성이 확보된 높은 경쟁력의 전기차를 적시에 생산해 현지 판매할 방침이다.
HMGMA 건설에 맞춰 조지아주 정부 역시 각종 인센티브를 단계별로 지급할 계획이다. 조지아 주의 인센티브에는 일자리 창출에 따른 소득 공제, 재산세 감면 등이 포함됐다. 주정부 산하 지방자치단체에선 발전소 용지, 도로 건설비용 중 일부를 지원한다.
HMGMA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 글로벌 시장에서 323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약 12%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할 계획이다. 미국에선 오는 2030년 전기차 84만대 판매를 목표로 한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축사에서 “현대차그룹과 파트너십 그리고 이 혁신적인 공장의 기공식은 조지아 주에서 전례 없는 경제성과”라며 “조지아 주는 이번 파트너십이 오랜 기간 유지되길 기대하며 현대차그룹의 투자 효과가 양측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은 “‘인류를 위한 진보’라는 현대차그룹의 비전을 실행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 최적의 파트너를 드디어 찾게 됐다”며 “조지아와 현대차그룹은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전 세계가 선망하는 최고 수준의 전기차 생산 시설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이성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