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동결…전기요금 6.9원 상승
한전,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동결…전기요금 6.9원 상승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3.2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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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 인상분만 반영, 가계부담 줄어
최대 적자에도 요금 못 올린 한국전력, 경영부담 '가중'
서울의 한 주택가 전기계량기.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주택가 전기계량기. [사진=연합뉴스]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가 동결됐다. 국민 생활안정을 고려한 정부의 결정이다. 이로써 2분기 전기요금은 기준연료비, 기후환경요금 인상만 반영돼 6.9원 오른다. 한전의 경영 부담은 더욱 늘게 됐다.

한전은 29일 홈페이지를 통해 4∼6월 연료비 조정단가를 킬로와트시(kWh)당 0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전날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적용 유보 의견을 한전에 통보한 데 따른 결정이다.

분기마다 정하는 연료비 조정단가는 한전이 산정해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하면 산업부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결정한 뒤 다시 통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앞서 한전은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당 33.8원으로 산정하고 소비자 보호장치에 따른 분기별 조정 상한을 적용해 kWh당 3.0원 인상안을 지난 16일 정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정부의 이번 동결 결정은 물가 부담이 크게 작용했다. 정부는 연료비 조정단가 동결 사유로 “코로나19 장기화와 높은 물가상승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의 생활안정을 도모할 필요성과 다음달부터 적용되는 기준연료비, 기후환경요금 인상분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 연료비 조정요금, 기후환경요금 등 항목으로 구성된다. 앞서 정부는 올해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연료비를 kWh당 4.9원씩 총 9.8원 인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기후환경요금도 4월부터 2원씩 인상하기로 했다.

이번 연료비 조정단가 동결로 2분기 전기요금 인상액은 kWh당 기준연료비 4.9원, 기후환경요금 2원만 합해 6.9원 오른다.

이번 결정으로 가계 부담은 줄게 됐다. 다만 한전은 경영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한전은 지난해 영업손실 5조8601억원으로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한전은 최근 전력재무구조의 80%를 차지하는 연료비와 전력구입비 상승으로 연료비 조정단가를 인상할 요인이 생겼다. 하지만 이번에도 연료비 조정단가를 동결해 실적 회복이 더욱 힘들어졌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