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상반기 LH현상설계] 보행 친화 커뮤니티로 하나 되는 마을 '남양주왕숙'
[2021 상반기 LH현상설계] 보행 친화 커뮤니티로 하나 되는 마을 '남양주왕숙'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1.09.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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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인그룹-유선ENG 컨소, 입주민·이웃 소통 유도 동선·공간 계획
길종합-비율종합 컨소, '다양한 삶 공존'하는 신혼희망타운 제안
남양주왕숙 A24·B17블록 조감도. (자료=다인그룹 컨소)
남양주왕숙 A24·B17블록 설계공모 당선작 조감도. (자료=다인그룹 컨소시엄)

'얼마나 많은 집을 공급하느냐?'에서 '얼마나 살기 좋은 집을 공급하느냐?'까지 공공주택에 대한 인식이 진화한다. 단순히 낮은 비용으로 거주할 수 있는 집을 넘어 나와 내 가족이 누릴 수 있는 삶의 질에 관한 관심도 높아진 모습이다. LH는 이런 기대에 초점을 두고 3기 신도시 등에 지어질 공공주택의 밑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LH 설계공모 당선작을 통해 공공주택의 거주 만족도를 높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나봤다. <편집자 주>

3기 신도시 남양주왕숙지구 A24·B17블록과 A2블록이 입주민과 이웃이 하나 되는 마을로 조성된다. 다인그룹-유선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은 A24·B17블록을 잇는 보행가로를 통해 지역 주민과 입주민이 일상을 공유하는 단지를 그려냈다. A2블록 설계를 맡은 길종합-비율종합 컨소시엄은 녹지 공간과 보육·놀이 공간, 커뮤니티 시설을 통해 다양한 삶이 공존하는 신혼희망타운을 구상했다.

28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LH가 올해 상반기에 진행한 공공주택 현상설계 공모 중 남양주왕숙 A24·B17블록에서 다인그룹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유선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이, A2블록에서는 길종합건축사사무소이엔지와 비율종합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이 각각 당선작을 냈다.

3기 신도시로 개발되는 경기도 남양주왕숙지구에는 주택 약 5만4000호가 공급되며, 여의도공원 13배 규모 공원과 녹지, 판교 테크노밸리 2.3배 규모 일자리 공간 등이 조성된다. 전체 공급주택 중 35%인 1만8810호는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되며, 공공분양주택은 9497호가 공급된다. 사전청약으로 오는 12월 2300호와 내년 약 4000호가 공급된다.

◇ 단지에서 지역으로 확장

남양주왕숙 A24·B17블록에는 5만5956㎡ 부지에 신혼희망타운과 공공분양주택이 계획됐다. A24블록에는 전용면적 55㎡ 신혼희망타운 602가구가 들어서며, B17블록에는 전용 74·84㎡ 공공분양주택 507가구가 조성된다. 

설계권을 따낸 다인-유선 컨소시엄은 인접한 A24와 B17블록을 아우르는 보행동선과 이를 품은 오픈스페이스를 통해 다양한 활동과 관계가 만들어지는 이웃·지역 소통공간을 구상했다.

신혼희망타운이 들어서는 A24블록은 종합보육센터와 교육·보육 시설, 스쿨파크로드 등을 갖춘 교육특화단지로 그려냈다. 공공분양단지인 B17블록은 북쪽 사릉천 가는 길을 따라 문화·힐링테마 시설과 마당이 형성된 힐링특화단지로 꾸렸다.

두 단지를 잇는 보행가로 '소셜에비뉴'에는 교육과 놀이, 문화, 휴식, 자연 5가지 주제를 입힌 놀이공간과 4가지 콜라주 커뮤니티로 구성된 놀이터를 계획했다. 4가지 라운지로 이뤄진 오픈스페이스 '라이프코어'에는 단지에서 마을, 마을에서 지역으로 확장되는 소통 거점 역할을 부여했다.

다인그룹 관계자는 "다양한 길과 마당이 만나 다양한 삶의 조각을 콜라주해 하나의 마을이 되는 '마을 콜라주'를 제안했다"며 "지역 주민과 입주민이 소통하며 일상을 공유하는 단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주왕숙 A2블록 투시도. (자료=길종합건축)
남양주왕숙 A2블록 설계공모 당선작 투시도. (자료=길종합건축)

◇ 풍부한 녹지·열린 공간

길종합-비율건축 컨소시엄이 설계자로 선정된 A2블록 2만2558㎡ 부지에는 전용 46·55㎡ 신혼희망타운 620가구가 조성된다. 

길종합-비율건축 컨소시엄은 △어린이공원과 근린공원으로 삼면이 둘러싸인 녹지공간 △보행 친화적 커뮤니티 시설이 배치된 학교 가는 길 △최소 동 수를 통한 넓은 외부공간 조성을 중점에 두고 설계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삶의 조각을 맞춰가는 신혼희망타운을 그려냈다.

단지를 둘러싼 4면 중 공원과 접하지 않는 도로변에는 밀도 높은 식재(植栽)로 소음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자연 안에 담긴 단지를 계획했다. 커뮤니티 활성화 구간 '스쿨파크' 곳곳에 조성되는 다양한 크기 외부공간은 커뮤니티 길과 엮인다.

신혼희망타운의 특성을 살려 단지 동쪽에 어린이공원과 보육 시설도 연계했다. 커뮤니티 중심에는 선큰(지하에 자연광을 유도하기 위해 조성한 공간)과 어린이집, 주동 저층부로 연결되는 디자인을 적용해 거리와 단지 분위기를 특화했다. 놀이와 육아를 위한 보육커뮤니티를 강화하고, 통합놀이 공간도 계획했다.

길종합건축 관계자는 "칠교놀이의 조각들처럼 다양한 크기와 높낮이의 공간들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주변과 함께할 때 완성되는 단지가 되도록 했다"고 밝혔다.

남양주왕숙지구 위치도. (자료=국토부)
남양주왕숙지구 위치도. (자료=국토부)

[신아일보] 남정호 기자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