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진호, 북한 수역 80㎞가량 넘어가 20시간 어로활동
흥진호, 북한 수역 80㎞가량 넘어가 20시간 어로활동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7.10.3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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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합동조사단 중간조사 결과… 선원들, 침범 않겠다는 시인서 작성
"체류 기간 가혹행위 없었다"… 선장 구조요청 안한 이유는 추가 확인
28일 경북 울진 후포항에 도착한 391흥진호 선원이 얼굴을 가린 채 배에서 내려 버스에 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8일 경북 울진 후포항에 도착한 391흥진호 선원이 얼굴을 가린 채 배에서 내려 버스에 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1일 북한에 나포됐다가 엿새 만에 풀려난 우리 어선 '391 흥진호'가 실제 북한 해역을 50마일(80㎞)가량 침범해 어로 활동을 했다가 단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합동조사단은 31일 북한에 나포됐다가 풀려난 어선 '391 흥진호'에 대해 선박 항법장비(GPS플로터)를 통해 조사한 결과, 391 흥진호가 한·일 공동어로수역인 대화퇴어장 밖 북한해역 안으로 50마일 진입해 20여시간 어로활동을 하며 머물렀다고 밝혔다.

391 흥진호는 지난 16일 울릉 저동항을 나갈 때부터 선박자동입출항장비(V-PASS)를 끄고 사용하지 않아 자료를 분석할 수 없는 상태였다.

또 선장은 북한경비정에 나포될 때 우리 해경이나 어업정보통신국에 연락하지 않았다. 정부합동조사단은 선장이 구조요청을 하지 않은 이유를 추가로 확인할 방침이다.

이 배는 지난 21일 0시 30분께 대화퇴어장 밖 북한 해역 안에서 복어를 잡던 중 북한경비정 2척을 발견하고 도주하려 했으나 오전 1시 30분께 나포됐다.

이후 지난 22일 오후 북한 원산항으로 예인됐다가 26일까지 인근 여관에 2명씩 수용돼 조사받았다.

선원들은 '북 해역에 침범해 잘못했음. 송환시켜주면 다시 침범하지 않겠음. 북 체류 기간 처우에 감사함'이란 진술서를 썼으며, 조사 기간 동안 가혹행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391 흥진호가 풀려난 것은 27일이다. 속초해양경찰서는 오후 6시 38분께 NLL 상에서 북측으로부터 391흥진호와 한국인 선원 7명, 베트남인 3명 등 선원 10명을 넘겨받았고, 경비정 등의 호위를 받으며 자력으로 항해한 배는 오후 10시께 속초항에 도착했다.

선원들은 울릉도 저동항 출항때 입었던 복장 그대로였고, 의복·선전물 등 북한으로부터 받은 물품은 전혀 없었다. 건강 검진 결과도 양호했다. 

점검 등을 거치고 28일 울진 후포항에 입항한 391 흥진호에서 선원들이 내릴 당시 마스크를 낀 이유는 단지 얼굴 노출을 꺼렸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391 흥진호에 대한 정부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에 대해 "(선원들이) 북한에 침범하지 않겠다는 '시인서'를 작성하고 나왔다고 한다"며 "위치정보장치(GPS)를 껐는지는 발표하지 않아 계속 수사해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부합동조사단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서해 조업어선의 월선방지 실태를 전면 재점검하고 비슷한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