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펫푸드 기업, 유통망부터 챙겨야
토종 펫푸드 기업, 유통망부터 챙겨야
  • 김견희 기자
  • 승인 2017.10.3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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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 이상 성장, 해외 기업이 70% 장악
포트폴리오 다양화·제품 홍보 강화도 '숙제'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최근 국내 반려동물 사료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10% 이상일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성장 속도를 매출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의 지적처럼 국내 기업들이 펫푸드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미미한 상황이다. 

실제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반려동물 사료 수입량은 계속 증가세에 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2011~2016년 동안 사료 수입물량은 25만 6458톤으로 같은 기간 수출물량(3만5368톤)의 7.3배에 달한다. 금액으로 따지면 수입이 수출보다 약 10.1배 더 많은 셈이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CJ제일제당, KGC인삼공사, 풀무원 등 국내 식품사는 펫산업을 블루오션으로 전망하고 사료시장에 진출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3년부터 무곡물 사료 '오네이처'와 '오프레쉬' 등을 론칭해 운영 중이다. 풀무원 역시 지난 2013년부터 유기농 인증을 받은 육류·통곡물·야채 등을 활용한 '아미오' 사료를 출시해 판매 중이다. KGC인삼공사도 지난 2015년 홍삼성분을 담은 프리미엄사료 '지니펫'을 출시했다.

그러나 국내 시장서 식품사들의 입지는 좋지 못한 상황이다. 로얄캐닌, 네슬레퓨리나, 힐스펫 등 외국브랜드 점유율이 70%나 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제품 포트폴리오의 다변화와 고부가가치화는 물론 유통망 확보를 위해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유통망 확보를 위한 전략적 행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펫푸드 판매점은 전문점이나 동물병원이다. 전문성이 있다는 인식이 크다. 반면 토종브랜드의 주요 판매처는 대형마트다. 소비자가 적은 곳에 제품을 내놓고 매출을 올리려는 꼴이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이와 관련 "10여 년 전부터 국내 펫푸드 시장에 진출한 외국 브랜드들이 펫숍과 동물병원 등의 유통망을 거머쥐고 있어 진입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일명 '짬짜미'를 통해 토종 업체들이 전문점이나 동물병원에 진입하는 것을 막고 있다는 설명이다.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양하지 못한 점도 토종 기업의 약점이다. 

1894년부터 펫푸드 사업을 시작한 네슬레 퓨리나의 경우, 프로플랜, 퓨리나 원, 비욘드, 알포 등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캣 차우, 팬시피스트 등 반려묘를 위한 제품 라인업까지 갖추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반려견 전용 사료 외에도 신선도 유지를 위해 카톤팩을 사용하는 등 제품 고부가가치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아직은 홍보 효과 미미 등으로 시장 규모에 비해 큰 매출은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향후 홍보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풀무원 관계자는 "반려묘 관련 제품을 올해 안에 출시할 계획"이라며 "반려동물을 위한 유기농 간식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만큼 국내 제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홍보도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0여년 전통을 자랑하는 외국브랜드에 충성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선 그만큼의 홍보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신아일보] 김견희 기자 peki@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