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독립선포' vs 스페인 '자치권 박탈'… 정면충돌
카탈루냐 '독립선포' vs 스페인 '자치권 박탈'… 정면충돌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7.10.28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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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 135명 중 70명 찬성으로 독립 결의안 '가결'
스페인 총리 "오늘은 어리석음이 법을 압도한 슬픈 날"
스페인으로부터 분리독립을 선언한 카탈루냐 주민들이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팔라우 제네랄리타트 밖에서 독립의 상징인 에스텔라다 기(旗)를 흔들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스페인으로부터 분리독립을 선언한 카탈루냐 주민들이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팔라우 제네랄리타트 밖에서 독립의 상징인 에스텔라다 기(旗)를 흔들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결국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독립 선포안을 가결시켰다.

이에 스페인 상원의회는 카탈루냐의 자치권을 박탈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헌정사상 초유의 국면으로 돌입했다.

카탈루냐 자치의회는 27일(현지시간) 전체회의에서 '스페인으로부터 독립공화국을 선포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가결했다.

카탈루냐 자치의회는 "우리는 카탈루냐 공화국을 독립적인 민주적 주권 국가로 건립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무기명 표결 끝에 통과시켰다.

독립공화국 선포안에는 전체 의원 135명 중 70명이 찬성했고 10명이 반대했다. 기권은 2명이었다.

표결이 시작되기 전 분리독립에 반대한 정당인 국민당과 사회당, 시우다다노스 등의 소속 의원들은 표결을 거부하고 회의장을 떠나기도 했다.

선포안이 가결되자 스페인 중앙정부는 곧바로 헌법 155조를 발동하며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스페인 상원은 카탈루냐 독립선포안이 가결된 지 30여 분 뒤에 정부의 헌법 155조 발동안을 찬성 214, 반대 47의 압도적 표차로 의결했다.

이 조항은 중앙정부가 헌법을 위반하고 중앙정부에 불복종하는 자치정부를 상대로 '필요한 모든 조처'를 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조항이 발동되면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를 상대로 자치권 몰수, 자치정부와 의회 해산 후 지방선거 실시 등 매우 강경한 조치들을 취할 수 있다.

라호이 총리는 "스페인 국민은 오늘 어리석음이 법을 압도한 슬픈 날을 보냈다"면서 "푸지데몬이 조기 선거를 단행할 기회를 저버려, 이제는 정부가조기 선거 방침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민주주의를 회복한 스페인에서 불복종하는 자치정부를 상대로 정부가 헌법 155조를 발동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조만간 스페인 중앙정부는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과 부수반, 자치내각 각료 전원을 해임하고 직접통치에 들어간다.

또 카탈루냐의 자치경찰 조직인 '모소스 데스콰드라'의 지휘권과 카탈루냐 공영방송에 대한 관리·감독권한도 일시 박탈할 예정이다.

끝내 양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카탈루냐 분리독립을 원하는 정치인·시위대와 중앙 정부의 경찰들 간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