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속도조절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속도조절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10.2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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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등 호남계 '탈당 가능성'까지 보이며 반대
바른정당 "전당대회 전까지 통합 논의는 자제하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경환 의원, 안철수 대표, 김동철 원내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경환 의원, 안철수 대표, 김동철 원내대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최근 급속도로 추진되는 통합 논의를 두고 속도조절에 나서는 모양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가 주도하는 바른정당과의 통합 움직임에 대해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이 탈당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맞서기 시작하면서 내홍을 겪고 있다.

박 의원은 23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왜 의원총회에서 소통 한 번 없이 밀어붙이느냐"며 "이래서 올바른 정당이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통합에)절대 반대한다"며 "안 한다고는 하지 않겠지만 현재 우리 당 내 분위기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탈당 의지를 밝힌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몰아가면 곤란하다"면서도 "상당히 많은 의원들이 저와 생각을 함께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당 안팎에서도 안 대표의 '중도통합론'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박 의원을 비롯한 호남지역 의원 상당수는 매우 부정적 의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국감이 끝나고 내부 논의를 하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호남계가 '탈당 가능성'까지 공공연히 내보이는 상황에서 국감 이후 설득이 먹힐지도 미지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이 23일 오전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이 23일 오전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국민의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바른정당 자강파도 "전당대회 전까지 합동 논의는 자제하자"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바른정당 내 자유한국당과의 통합파와 국민의당과의 통합파는 전당대회 전까지 합당 논의를 자제해줄 것을 당부 드린다"라며 "한국당이든 국민의당이든 전대에서 자신의 비전과 노선을 갖고 대논쟁을 하자"고 말했다.

진수희 최고위원도 "국민의당에서 나오는 통합 논의도 우리당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지도 않고, 시점도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진 최고위원은 이어 "국정감사 기간이기도 하고, 공당으로서 국민들에게 약속한 11월13일 전대까지는 일체의 통합과 관련된 논의와 논의를 위한 만남도 자제해야 한다"며 "전대를 치르고 제2창당의 각오를 갖고, 개혁보수의 가치를 하는데 까지 해보고 그때 가서 국민들에게 평가와 심판을 받아보자"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 역시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저와 바른정당의 동지들은 어떤 고난이 있더라도 개혁보수의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회동설에 대해서도 "당장 만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