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세월호 첫 상황보고 9시30분→10시로 조작" (종합)
"朴정부, 세월호 첫 상황보고 9시30분→10시로 조작" (종합)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10.1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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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국가위기관리센터 내 캐비닛 등서 발견"
"국가위기 관리 기본지침 불법 변경 자료도"
"중대함 감안해 발표… 수사기관에 수사의뢰"
임종석 비서실장이 1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임 실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가 세월호 사고 당일 박 전 대통령에게 사고에 대한 최초 보고를 받은 시점을 사후 조작한 정황이 담긴 보고서 파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1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임 실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가 세월호 사고 당일 박 전 대통령에게 사고에 대한 최초 보고를 받은 시점을 사후 조작한 정황이 담긴 보고서 파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세월호 사고 당시 상황 보고일지를 조작한 정황이 담긴 파일이 발견됐다고 청와대가 12일 밝혔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는 지난달 27일 국가위기관리센터 내 캐비닛에서 (전 정부에서)국가위기 관리 기본지침을 불법으로 변경한 자료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안보실 공유 폴더 전산 파일에서 세월호 사고 당일 세월호 상황보고 일지를 사후 조작한 정황이 담긴 파일 자료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자료는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통합적 국가재난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고 임 실장은 전했다.

이에 따라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와대가 공개한 최초상황보고서 내용의 진위여부에 대한 논란과 야당의 반발 등이 예상된다.

임 실장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당일 오전 10시에 최초 보고를 받고 곧이어 10시15분에 사고 수습 관련 첫 지시를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시 청와대 홈페이지에도 게재됐고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재판 과정에도 제출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보고서에서 당시 위기관리센터는 최초 상황 보고 시간은 오전 9시30분이었다.

30분 더 일찍 보고한 것으로, 보고 및 전파자는 대통령, 비서실장, 경호실장 등이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1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1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임 실장은 "문제는 사고 발생 이후 6개월이 지난 2014년 10월23일 박근혜 정부는 최초 상황보고 시점을 오전 10시로 수정해 보고서를 다시 작성했다는 것"며 "보고 시점과 대통령 첫 지시 간의 시간 간격을 줄이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당시 1분 1초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참 생각이 많은 대목"이라고 말했다.

또 임 실장은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사고 발생 이후에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불법 변경했다고도 밝혔다.

임 실장은 "기존 위기관리기본 지침에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국가안보상황의 종합적인 컨트롤 역할을 수행한다'고 명시돼 있다"면서 "이런 지침이 2014년 7월말 '안보는 국가안보실이, 재난은 안전행정부가 관장한다'고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불법적으로 변경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 지침에는 국가안보실장은 대통령의 위기관리를 보좌하고 국가차원 관련 정보 분석, 평가, 종합 위기관리 수행체계 구축 등 안정적인 위기관리를 위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고 돼 있다"면서 "그런데 이 부분을 다 삭제하고 필사로 '국가안보실장은 대통령의 안정적인 보좌를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진상규명을 이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임 실장은 해당 자료를 발표한 이유에 대해 "아침에 관련사실을 보고받고 긴 시간 논의하고 토의한 끝에 관련 사실이 갖는 성격과 심각성, 중대함을 감안해 발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관련 보고를 받고 "국민께 알리고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이런 모든 국민적 의혹이 해소될 수 있도록 공개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고 임 실장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