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직원 고발…"군기밀 유출 개입 임원 처벌"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직원 고발…"군기밀 유출 개입 임원 처벌"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4.03.0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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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국수본에 고발장 제출…"꼬리자르기식 은폐 안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 직원의 군사기밀 유출과 관련 고발 조치했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이 군사기밀 탐지 수집 및 누설 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사안 관련해 “이런 행위를 지시 또는 개입·관여한 임원을 수사해 처벌해 달라는 고발장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게 제출했다”고 4일 밝혔다.

앞서 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지난 2012~2015년 방위사업청, 해군본부 등을 방문해 KDDX 개념설계보고서 등 군사기밀을 불법 탈취·공유하고 입찰참가를 위한 사업제안서 작성 등에 활용한 행위로 처벌받았다.

한화오션 측은 “수년간 여러 차례에 걸쳐 대담한 방법으로 군사기밀을 탈취해 회사 내부에 비밀 서버를 구축, 운영하면서 관리하고 수사를 회피하기 위한 대응매뉴얼까지 작성했다”며 “일련의 조직적인 범행으로 현대중공업 고위 임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지시나 관여 없이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방위산업의 건전한 발전 및 경쟁질서의 근간을 뒤흔드는 현대중공업의 조직적인 범죄행위에도 불구하고 최근 방위사업청은 현대중공업의 대표와 임원이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이유로 현대중공업에 대한 부정당제재를 면제해줬다”고 꼬집었다.

한화오션은 “(우리는) 현대중공업이 불법 탈취한 군사기밀 중 KDDX 개념설계보고서 등 중요 부분을 직접 생산한 실질적인 피해자”라며 “대한민국의 안보와 수사를 책임지는 당국에서 정당한 법적 절차에 따라 현대중공업의 불법행위에 대해 상응하는 처분을 내려 주실 것으로 기대하면서 차분하게 대처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최근 방위사업청의 처분을 지켜보면서 중대하고 명백한 범죄행위마저 현대중공업의 ‘꼬리자르기’식 은폐 시도에 의해 모두 가려질 수도 있겠다는 심각한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최종적으로 법원판결에 의해 방산업체가 특정 사업과 관련된 군사기밀을 불법취득하고 이를 불법적으로 보관 및 운용했음이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수사 당시에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해당 사업을 맡기고 유죄판결이 선고되고 나니 처벌받은 대상자에 임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전히 해당 사업을 수행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면, 정부 스스로 방산업체들에게 ‘직원들을 시켜 군사기밀을 훔쳐서라도 사업을 수주하고 꼬리자르기만 하면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향후 방위산업에서 최소한도의 법의 테두리 내에서 공정하게 경쟁하는 토양이 회복되기를 바란다”며 “우리나라의 방위산업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범죄행위를 저지른 현대중공업의 대표나 임원에 대한 경찰의 엄중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조직적인 군사기밀 탈취 범죄의 배후와 그 전모가 확인되고 이에 상응하는 처벌과 제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는 곧바로 불법적인 특혜에 해당한다”며 “불공정한 특혜는 도약하는 K방산의 신뢰를 갉아먹고 자주국방의 기본 토대를 근본에서부터 무너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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