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HD현대 군기밀 유출, 임원개입 확실"
한화오션 "HD현대 군기밀 유출, 임원개입 확실"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4.03.0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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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설명회 열고 공정수사 촉구… '피해자진술조서' 공개
구승모 한화오션 법무팀 사내변호사가 5일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HD현대중공업 고발장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장민제 기자]
구승모 한화오션 법무팀 사내변호사가 5일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HD현대중공업 고발장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장민제 기자]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의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군기밀 유출 논란 관련해 임원급 개입이 확실하다며 공정수사를 촉구했다.

한화오션은 5일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고발장을 이미(4일) 제출했다”며 “수년에 걸쳐 군사기밀을 빼돌려 비인가서버에 보관하는 건 중대 범죄행위다. 그럼에도 상응하는 조치가 없다면 유사행위가 반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지난 2012~2015년 방위사업청, 해군본부 등을 방문해 KDDX 개념설계보고서 등 군사기밀을 불법 탈취·공유하고 입찰참가를 위한 사업제안서 작성 등에 활용한 행위로 처벌받았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도 2022년 11월부터 방사청 입찰에 보안감점 1.8점의 패널티를 적용받고 있다.

다만 최근 열린 방사청 계약심의위원회에선 HD현대중공업에 대한 제재 심의결과 ‘행정지도’로 그쳤다.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으로 제재하기엔 제척기간이 지났고 대표·임원의 개입사실도 확인되지 않아 방위사업법 위반에 따른 규제도 내릴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화오션은 이와 관련, 다수 함정사업 관련 군사기밀 불법 취득해 내부서버로 공유한 건 임원 또는 대표의 개입 없이 힘들다고 주장했다. 구승모 한화오션 법무팀 사내변호사는 이날 자리에서 판결문을 인용하면서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빼돌린 자료를 공유한 서버의 유지보수 업체’ 링크를 주목했다. 링크와 서버운용, 유지보수 등을 계약하기 위해선 예산이 필요한데 윗선의 결재가 필수라는 점에서다.

특히 구 변호사는 자신들이 입수한 공무원형사사건 기록을 공개하며 "임원급 개입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공개한 피의자신문조서엔 2018년12월17일 군사안보지원사령부 특사경의가 현대중공업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문내용이 담겼다.

조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직원은 ‘군 실무자로부터 군사비밀을 제공받아 열람 후 불법으로 촬영해 탐지수집 했고 이를 국내출장 복명서를 통해 보고했으며 피의자, 부서장, 중역이 결재했다고 인정했다. 또 군사비밀 자료를 열람하고 동영상 촬영해 활용한 것에 대해 상급자들도 다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구 변호사는 "이런 내용을 방사청 심의과정에서 전달하지 못했다”며 "국방부 검찰단에 요청한 관련기록이 심의위 개최 전날인 지난달 26일에 전달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화오션 간담회 직후 HD현대중공업 측은 “이해하기 어려운 억지주장에 불과하다"며 "한화오션이 발표한 내용은 정보공개법 위반소지가 있다"고 유감을 표했다. 또 법원의 판결과 방사청의 두차례에 걸친 심도 있는 심의를 통해 이미 종결된 사안이다. 기술개발 및 수출확대를 통한 K-방산 역량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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