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한 졸업생이 윤석열 대통령이 축사를 할 때 R&D 예산과 관련해 자리에서 일어나 대통령을 향해 항의를 하던 중 제지를 당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서 한 졸업생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항의하다 경호원에 제지당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윤 대통령은 16일 오후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라"며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내가 여러분의 손을 굳게 잡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 후 졸업생들이 있는 자리에서 윤석열 정부의 R&D 예산 삭감에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경호실 관계자가 해당 졸업생을 제지했고 행사장 밖으로 퇴장 조치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이 오늘(16일) 오후 참석한 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서 소란이 있었다"며 "대통령경호처는 경호구역 내에서의 경호 안전 확보 및 행사장 질서 확립을 위해 소란 행위자를 분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법과 규정, 경호원칙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음을 알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월엔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전북 전주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 참석해 윤 대통령과 악수를 하던 도중 '국정 기조를 변경하라'고 말하자 주변에 있던 경호원이 강 의원을 행사장 밖으로 퇴장시키기도 했다.

야권은 이날 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서 일어난 소란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상황이 언론에 공개된 후 게시한 페이스북 글에서 "국회의원 폭력 제압 사건이 벌어진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똑같은 사건이 재발했다"며 "당시에도 제대로 조치하지 않으면 국민 누구든지 끌려나갈 수 있다고 얘기했는데 안타깝게도 현실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참석한 카이스트 졸업식에서 'R&D 예산 삭감 반대'를 외치는 졸업생의 입을 틀어막는 이 장면에는 정부가 국민을 대하는 태도가 담겨 있다"며 "이견을 폭력으로 제압하는 행태를 반복하는 걸 보니 국민들의 질책이 두렵지 않은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졸업생의 입을 틀어막고 끌어내는 행위가 ‘대통령경호법’에 따라 대통령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신체에 가하여지는 위해를 방지하거나 제거’하는 경호인가"라며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경호법’부터 다시 공부하라"고 촉구했다.

[신아일보] 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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