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금융권 CEO 경영전략⑱]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
[갑진년 금융권 CEO 경영전략⑱]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4.02.0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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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전략 ‘이익 중심’ 전환…플랫폼·데이터 강한 회사 구축
인사 태풍 속 3연임…리스크 관리·시장점유율 확대 과제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 (사진=삼성카드)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 (사진=삼성카드)

2024년 갑진년 한 해도 대한민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미국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한국 역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고금리 부담은 남아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우려도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을 필두로 금융권에 대한 정부의 고통 분담과 윤리 경영 강화 요구는 거세질 전망이다. 은행 등 모든 금융권이 실적 개선과 건전성 강화 그리고 내부통제 확립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공통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에 눈앞에 쌓인 난제 해결을 위한 금융권 CEO의 경영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는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사장단 교체 속에서도 연임하며 자리를 지켰다. 삼성카드 지휘봉을 잡은 지 5년차에 접어든 김 대표는 올해 어려운 업황에 맞서 리스크 관리는 물론, 시장점유율과 플랫폼 경쟁력 확대를 이뤄내야 하는 과제를 맡게 됐다.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김대환 대표는 지난해 12월 3연임이 확정됐다. 지난 2020년 취임한 김 대표는 이번 연임 성공으로 2026년 3월까지 회사를 이끌게 됐다.

김 대표는 재임 기간 삼성카드 당기순이익을 80%가량 끌어올렸다. 김 대표 이전 2019년 3426억원이었던 순이익은 2022년 6172억원으로 불어났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최대 실적을 갈아 치우면서 써낸 결과다.

삼성 금융계열사 5곳 중 3곳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된 상황 속에서 김 대표가 자리를 지킨 이유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3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축소됐다. 비록 순익은 뒷걸음질쳤지만, 업황 악화를 겪은 카드업계 전반이 같은 시기 평균 20%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건전성도 업계 내 안정적인 수치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삼성카드 연체율은 1.07%로 8개 카드사 중 가장 낮았다. 유동성 비율은 432.3%로 8개 전업카드사에서 안정적인 수준으로 관리됐다.

김 대표는 올해 건전성·리스크 관리를 계속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플랫폼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 금융계열사 금융통합플랫폼 모니모를 통해 정체된 업계 분위기를 뒤바꿀 활로를 뚫겠다는 복안이다.

모니모는 삼성카드를 중심으로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이 모인 삼성금융네트웍스의 금융 통합 플랫폼이다. 2022년 4월에 출시됐으나 삼성생명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징계절차가 끝나지 않아 마이데이터 사업권 획득이 늦어졌다.

모니모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지난해 11월부터 뒤늦게 시작했지만, 경쟁사나 빅테크 기업보다 시기가 늦어지며 흥행엔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모니모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약 270만명이다. 이는 삼성카드 회원 수(1281만명)의 5분의 1에 불과한 규모다. 출시 전 잠재 이용자가 2500만명으로 추산됐던 것을 생각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따라서 플랫폼 이용자 수와 경쟁력 확보가 올해 김 대표의 과제로 올랐다.

시장점유율 확대도 김 대표의 고심이다. 카드업계는 신한카드가 확고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카드와 현대카드가 2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구도다.

최근에는 현대카드가 개인 신용카드 일시불·할부 판매실적 기준 삼성카드를 제치고 올라선 상황에서, 김 대표가 이를 뒤집을 카드를 선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도 저성장·고금리·고물가의 지속으로 카드업계는 가계부채 및 연체율 증가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미래 성장을 지속할 수 없고,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패러다임 전환으로 리스크와 효율 관리를 통해 회사의 모든 전략을 이익 중심으로 전환하고, 플랫폼과 데이터가 강한 회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