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최초' 타이틀 바라보는 '철도 강국'
[기자수첩] '최초' 타이틀 바라보는 '철도 강국'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3.06.2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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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근현대사 속 우리나라 철도 역사가 시작됐지만 현재는 철도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시작은 암울했지만 끝은 해피엔딩이다."

작년 6월 인터뷰 때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배은선 철도박물관장이 한 말이다. 당시 철도의 날(6월28일)을 기념해 자타공인 철도 박사 배 관장을 만났다. 올해 철도의 날을 맞아 고속철도 관련 기획 기사를 준비하며 고속열차 발전상을 짚어보던 중 당시 배 관장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우리나라는 2004년 경부고속선에서 KTX가 운행을 시작하며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고속열차 시대를 열었다. 도입 당시 프랑스 기술에 의존했던 KTX는 국내 기술을 통해 KTX-산천과 KTX-이음 등으로 발전했다. 고속철도는 도입 후 20년째 국토를 잇는 혈맥 역할을 묵묵히 수행 중이다.

고속열차 도입으로 전국은 반나절 생활권이 됐다. 항공 외 교통수단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3시간 이내로 이동할 수 있다는 건 고속열차 도입 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지방에 연고지가 없어 실제 체감하진 못했지만 어릴적 들었던 명절 고속열차 예매 전쟁 관련 뉴스는 고속열차의 한 역할을 보여주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런 고속열차가 진화를 준비 중이다. KTX 최고 시속 305km보다 빠른 320km를 낼 수 있는 차세대 고속열차 'EMU-320'이 전국을 누릴 준비에 한창이다. 열차는 현대로템이 제작 중이며 고속열차 운영사 코레일과 에스알(SR)이 도입을 추진 중이다.

고속열차 도입이 세계에서 다섯 번째였다면 시속 400km 열차 운행에 성공한 것은 세계 네 번째 기록으로 남았다. 2013년 3월 시속 421km 시운전에 성공한 'HEMU(해무)'가 그 주인공이다. 해외 기술로 300km대 고속열차 시대를 열었지만 우리 기술로 400km대 고속열차 운행에 성공했다.

우리나라 고속열차는 세계 다섯 번째, 세계 네 번째 기록을 세우며 점차 발전 중이다. 이대로라면 우리나라가 고속열차 관련 '세계 최초' 타이틀을 얻는 날도 반드시 오리라.

고속열차 제작사와 운영사를 포함해 정부와 관련 연구기관도 미래 철도 시대를 열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특히 속도와 안전, 친환경 요소를 모두 잡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이제는 철도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걸음을 더 힘차게 내디딜 때다. 더 안전하고 빠르게 국민의 발 역할을 할 고속열차의 밝은 미래를 그려본다.

seojk052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