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고등, 영업익 3분의1 감소…이자비용만 늘었다
기업 경고등, 영업익 3분의1 감소…이자비용만 늘었다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3.06.12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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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재무제표 분석 '한국기업 건강도' 발표
‘성장·수익·안정·활동’ 총체적 난국…대기업 낙폭 커
2022년 기업건강도 분석결과.[이미지=대한상의]
2022년 기업건강도 분석결과.[이미지=대한상의]

한국 기업들의 수익성 지표에 경고등이 켜졌다. 영업이익은 3분의 1 줄었지만 이자비용은 오히려 늘었다. 기업의 부채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안정성, 활동성 지표도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2021년보다 악화됐다.

12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기업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12.1%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34.2% 감소했다. 코로나 기간인 2020~2021년 영업이익이 22.7%, 60.8% 성장한 것과 대조된다. 특히 대기업의 낙폭이 컸다. 전년 동기대비 대기업의 영업이익증감율은 마이너스(–)44.1%를 기록했고 중견기업 9.2%, 중소기업은 –3.1%로 집계됐다.

대한상의는 “지난해 4월 이후 무역수지가 15개월 연속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출이 매우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수출의 최전선에 있는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업이 부담해야 할 이자비용은 전년대비 31.9%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급격히 오른 금리 영향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기업에 발생한 이자비용은 14조2000억원이다. 1분기 2조6000억원에서 2분기 2조9000억원, 3분기 3조4000억원, 4분기 5조2000억원으로 점차 증가했다. 이에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전년대비(10.1배) 절반 수준인 5.1배로 집계됐다.

이에 기업 안정성이 악화됐다.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79.9%로 전년대비 4.8%p 상승했다. 대기업은 전년대비 4.6%p 오른 77.5%를 기록했다. 중견기업은 6.2%p 오른 96.2%로, 중소기업은 0.4%p 오른 44.5%로 집계됐다. 기업의 차입금의존도는 19.2%로 전년대비 0.5%p 상승했다.

기업의 총자본에서 부채를 제외한 자기자본의 비중을 나타내는 자기자본비율은 전년대비 1.5%p 떨어진 55.6%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4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기업의 활동성을 측정하는 지표도 하락했다. 총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7%로 최근 4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재고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재고자산회전율도 10.6회로 전년대비 1.1회 하락했다.

재고자산의 비중이 높고 재고자산회전율이 낮을수록 기업의 활동성이 약화된다. 이에 지난해 한국경제는 전국적으로 자가격리에 들어간 2020~2021년보다 더욱 위축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영업이익은 크게 깎이고 기업의 부채부담만 눈덩이처럼 불어나 기업현장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기업활력 회복과 경기진작을 위한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대한상의와 한국평가데이터(KoDATA)가 1612개 상장사(대기업 159개, 중견기업 774개, 중소기업 679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