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조현범, 짙어진 파업 전운…수익 하락 고민 깊어져
한국타이어 조현범, 짙어진 파업 전운…수익 하락 고민 깊어져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11.0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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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9일 전 조합원 상경 투쟁 예고…폭행 시비 갈등 계속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 조합원들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전 조합원 상경 투쟁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연 모습. [사진=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 조합원들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전 조합원 상경 투쟁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연 모습. [사진=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주요 계열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파업 전운으로 수익성 제고에 고민이 깊어졌다.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 조합원들은 상경투쟁을 예고했다. 복수노조가 있는 한국타이어는 2022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에서 한국노총과 타결했지만 금속노조와 협상은 아직 진전이 없다. 그동안 파업을 많이 겪지 않은 조 회장의 노사 갈등 돌파구 마련이 시급해졌다.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한국타이어지회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9일 전 조합원 상경 투쟁 계획을 밝혔다.

노조는 “전 조합원은 복수노조 체제를 이용해 노동자를 통제하고 민주노조를 억압하려는 회사의 의도를 깨기 위해 오는 9일 성남 판교 본사 앞으로 모두 올라올 것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측은 금속노조와 교섭이 10차까지 진행될 동안 사측 제시안도 없다가 정작 한국노총 소속 기업노조와 교섭이 시작되자 갑자기 금속노조와 교섭 자리에서 노조 요구와 격차가 큰 사측 임금안을 들이밀며 교섭을 어렵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측은 지난 10월5일 기업노조와 맺은 합의안을 가이드라인으로 삼아 이를 금속노조도 수용하지 않으면 어떠한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고 전했다.

노조는 현재 △임금 5.6% 인상 △생산격려금 100만원 + 타결금 200만원 지급 △임금피크제 단계적 폐지를 위한 임금피크제 1년 단축,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 임금인상 적용, 임금피크제 폐지를 위한 태스크포스팀(TFT) 구성을 요구한다.

앞서 한국타이어는 지난달 12일 한국노총 노조와 임단협 협상 타결 조인식을 열고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노사는 호봉승급분 포함한 기본급 5.0% 인상, 생산격려금 100만원 등 내용이 담긴 합의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금속노조는 이같은 합의안 내용을 가이드라인 삼아 제시한 사측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다. 특히 지난 6월 사측과 금속노조 간 몸싸움을 벌인 뒤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놓으면 갈등이 깊어졌다. 폭행 시비는 노조 지회장이 대전공장 내 작업 중지 버튼을 누르며 시작됐다. 당시 노조는 가동이 멈춘 공장 설비 확인을 위해 나온 사측 팀장급 직원이 지회장에게 반말해 폭행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사측은 노조를 대상으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및 형법상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갈등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작업중지권과 대피권을 행사다”며 “사측은 안전 개선은 커녕 오히려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징계로 현장 노동자를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가 이번에 파업에 나서면 생산 차질로 인한 손실이 불가피하다. 금속노조는 지난 2014년 설립돼 7년간 소수노조로 활동했지만 지난해 한국타이어 제1노조가 됐다. 지난해 회사 설립 이후 59년 만에 첫 파업을 겪으며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금속노조로 대거 옮겨갔기 때문이다.

금속노조는 최근 대전·금산공장에서 하루 최대 8시간 부분 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일시적 공장 가동 중단으로 생산 차질을 빚었다. 금속노조가 총파업에 나서면 생산 차질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지난 7월부터 진행되는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의 게릴라성 파업으로 올해 3분기 누적 이익률 0%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노조는 “한국타이어의 긴 역사에서 금속노조와 사측이 교섭으로 마주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며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는 한국타이어의 구성원 누구도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원칙 아래 교섭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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