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전기차용 고성능 소재' 시장 공략
현대제철, '전기차용 고성능 소재' 시장 공략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2.06.2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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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강도 핫스탬핑강 개발…정부 NET 인증
현대제철 강판을 적용한 전기차 콘셉트 바디.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 강판을 적용한 전기차 콘셉트 바디.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은 최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기초소재연구센터와 함께 1.8기가파스칼(GPa) 프리미엄 핫스탬핑강을 개발해 세계 처음으로 양산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프리미엄 핫스탬핑강은 현대차의 차세대 전기차인 제네시스 일렉트리파이드 G80(G80EV)과 신형 G90에 신규 강종을 공급 중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부터 현대차에 초도 공급을 시작했으며 올해부터는 매년 14만5000장을 공급한다. 이는 전기차 약 3만대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1.8GPa 초고강도 핫스탬핑강은 차량을 가볍게 하고 자동차 충돌 시 승객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기존 1.5GPa 핫스탬핑강 대비 인장강도를 20% 향상해 부품 제작 시 약 10% 경량화가 가능하다.

일반적인 핫스탬핑 공법은 가열로에서 강판을 섭씨 900도(℃) 이상 고온으로 가 열해 금형에 넣고 급속 냉각시켜 부품을 제작한다. 현대제철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기초소재연구센터는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가열로 온도를 50℃이상 낮춘 특화 공법을 개발해 부품 생산에 적용했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친환경 자동차 소재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충남 예산에 22기와 울산에 2기의 핫스탬핑 설비라인을 구축했다. 두 공장에서는 연간 최대 5800만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국내 1위·세계 3위 생산 규모다.

현재 친환경 자동차에 적용되는 고강도 경량화 소재의 수요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배터리 무게와 전장부품의 비율이 점점 늘어나 차량 무게가 증가해 주행거리 확보를 위한 차량 경량화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현대차기아는 친환경차 경량화 달성을 위해 핫스탬핑 부품 적용률을 점진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실제로 내연기관차에는 15% 정도 핫스탬핑강을 적용하지만 전기차는 20%까지 끌어올렸다.

감속기 기어용 합금강이 적용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사진=현대제철]
감속기 기어용 합금강이 적용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사진=현대제철]

아울러 현대제철은 지난해 1.5GPa MS(Martensitic)강판’ 개발을 완료했다.

현대제철이 개발한 1.5GPa MS 강판은 기존 개발된 동일 규격 강판 대비 평탄도·내균열성을 대폭 개선한 제품이다. 현대제철은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를 위해 ‘프리미엄 1.5GPa MS강판’으로 명명했다.

일반적으로 1.5GPa MS강판은 높은 강도를 확보하기 위해 제조공정 중 급속 냉각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강판 평탄도가 저하되고 제품 사용 중 수소침투로 인한 균열이 발생하는 등 품질확보가 어려워 자동차 소재로 상용화되는 경우가 제한적이었다.

현대제철은 개발한 ‘프리미엄 1.5GPa MS강판’이 기존 동일 규격 강판의 장점은 유지하고 단점은 보완했다. 제품은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범퍼, 루프사이드 보강재 등에 다양하게 적용될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프리미엄 1.5GPa MS강판’ 개발을 통해 그동안 유럽, 미주 철강사들이 독점하던 초고강도 냉연강판 시장에 진입했다. 앞으로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에도 관련제품을 공급할 전망이다.

또한 현대제철은 전기차용 고성능 소재 시장 공략을 위한 감속기 기어용 합금강과 해당 제조기술을 개발하고 산업통상자원부의 신기술인증(NET)을 획득했다.

‘산업기술혁신 촉진법’에 근거한 신기술인증은 국내 처음으로 개발된 기술 또는 기존 기술을 혁신적으로 개선, 개량한 우수 기술로 경제·기술적 파급효과가 크고 상용화 시 제품의 품질과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증하는 제도다. 신기술인증을 보유한 업체는 정부 연구개발(R&D)사업 신청 시 우대받고 핵심부품 국산화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현대제철이 인증을 획득한 기술은 현대차·기아와 공동개발한 기술로 현대제철이 합금성분 설계·제조 공정의 최적화를, 현대차·기아가 소재개발 기획과 시제품 제작을 맡았다.

현대제철이 개발한 합금강은 기존 감속기 부품에 들어가는 강종 대비 열변형이 48% 향상돼 기어 구동 시 발생되는 소음을 감소시켰다. 이로 인해 주행 정숙성이 개선됐다. 또한 고온 안정성을 확보해 감속기 기어 내구성을 기존 대비 약 2배 이상 증가시켰다. 이 기술은 올해 출시되는 고성능 전기차 EV6 GT에 적용되며 이후 차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한 고성능 감속기 기어용 합금강은 기존 강종 대비 열변형과 내구성이 뛰어나다”며 “감속기 소재가 되는 독자적인 강종을 개발해 신기술인증을 획득해 우수한 기술력을 입증하고 전기차 부품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fro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