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4월 한국서 5조3500억 빼"…3개월째 '순유출'
미국의 긴축 본격화로 환율 불안과 함께 외국인의 한국 주식시장 이탈이 심화하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4월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의 주식 투자자금은 4월에만 42억6000만달러(5조3000억원) 순유출됐다. 외국인 국내 주식투자자금 순유출은 3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환율 불안도 심각하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원화 약세 요인이 강한 만큼 1300원까진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기준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 폭’은 평균 5.1원으로, 3월(6.9원)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강달러에 신음하는 상황에서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고강도 긴축으로 인한 글로벌 달러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어 외국자금 이탈은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소비자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빅스텝(0.5%p 금리 인상)은 물론 아예 ‘자이언트스텝(한꺼번에 0.75%p씩 금리 인상)’을 연달아 밟아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연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만약 이달 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가 동결되고, 미국은 6월 빅스텝을 1회 단행해도 한·미 금리는 1.50%로 동일해진다. 금리역전까지 되면 자본 유출 부담은 더욱 커진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일 보고서에서 환율급등·자본유출을 막으려면 인플레이션을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제안한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특히 2008년 리먼사태 당시 큰 심리적 방패로 작동해 환율이 빠르게 안정되는 효과를 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환율이 1300원 이상으로 올라가면 외환위기 위험에 노출된다”며 “통화스와프가 있으면 외환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통화스와프가 호재이긴 하나, 반드시 필요한지를 두고 해석은 엇갈린다. 김효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금융팀장은 “통화스와프는 위기가 왔을 때 금융 안정을 보장받는 개념이므로, 지금 상황에 딱 맞는 해결책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임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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