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50.29%' 턱걸이로 본선 직행… 송영길 "당은 이미 확정"
이낙연 측 "정세균·김두관 표 포함하면 49.32%… 결선투표 해야"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경기지사를 당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하고 경선을 마무리했지만,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사실상 경선 결과에 불복하며 극심한 후유증을 겪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10일 서울 대의원·권리당원 투표에서 51.45%(4만5737표·1위)를, 제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28.30%(7만441표·2위)를 얻어 최종 1위에 올랐다.
최종 누적 득표율 50.29%(71만9905표)로 가까스로 결선 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하게 됐다.
다만 이 후보는 대장동 의혹에도 경선 내내 대세론을 이어가며,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2017년 득표율(57%)에 육박하는 56% 정도의 최종 득표율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마지막 경선인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크게 뒤처지면서 과반(50.29%)을 겨우 넘긴 턱걸이 승리를 하게 됐다.
이 후보는 경선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전통대로 '원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사실상 경선 불복 입장을 밝히면서 당분간 당내 분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전 대표 측이 이의제기를 하는 것은 중도사퇴한 후보(정세균 전 총리·김두관 의원) 표를 모두 무효로 처리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이를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보고, 결선투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효 처리한 표를 전체 투표수에 포함할 경우, 이 후보의 득표율이 50.29%가 아닌 49.32%가 된다는 것이다.
결국 이 후보가 과반에 미달하게 되는 상황이 되는 만큼, 상당한 후폭풍을 몰고 올 전망이다.
이 전 대표 측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주장한 데 이어 중앙당사에 이의 신청서를 공식 접수했다.
이들은 경선 불복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까지 거론하는 등 쉽게 물러설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도 민주당사를 항의 방문하는 등 격앙된 분위기다.
그러나 송영길 대표는 이미 이재명 후보로 확정했다며 선을 긋고 있다.
송 대표는 이날 이 후보와 대전현충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이 헌법에 따라 운영되는 것처럼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운영된다"면서 "당은 이재명 후보를 20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 발표했고, 제가 추천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 측의 이의제기에 대해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셈이다.
경선 도중 사퇴한 정세균 전 총리도 SNS에 이 후보 선출을 축하하며 "원칙을 지키는 일이 승리의 시작"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김두관 의원도 "경선을 마치고 나서 룰을 문제 삼고자 하는 일은 민주당의 분란을 낳는 일이다. 원칙을 훼손하려는 어떤 세력도 민주당의 역사에 큰 죄를 짓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효표 처리' 논란과 관련해 기존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지도부와 이 후보에 대한 힘 싣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처럼 당내 분열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 후보로서는 당장 '원팀 선대위' 구성이 당면 과제가 됐다.
경선 막판 대장동 논란을 둘러싸고 이 전 대표 측에서 '구속'까지 언급하며 갈등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만큼 당 통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당 대선후보로서 첫 일정으로 대전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며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 측이 이의제기를 한 데 대해 "상식과 원칙, 당헌당규에 따라서 당에서 잘 처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을 아꼈다.
원팀 정신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우리 국민과 당원들이 길을 제시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