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4차 산업혁명 시대, 양국 중요한 파트너"
"오스트리아 과학기술 역량과 한국 기업 결합할 것"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후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회담에서 경제·자원·문화 등 분야의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오스트리아 대통령 서명식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오스트리아와 한국은 민주주의와 인권, 시장경제를 비롯해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며 경제·문화·예술·과학기술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오랜 신뢰와 우정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시켜온 양국의 협력을 돌아봤고, 협력을 더욱 심화시켜 나갈 방안을 논의했다"며 "양국이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교역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했으며, 앞으로도 과학기술, 미래 첨단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알렸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여는 데 있어서 양국은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며 "기초과학 분야에서 다수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오스트리아의 뛰어난 과학기술 역량과 세계적인 수준의 사용화, 산업화 능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의 결합을 통해 호혜적인 협력 성과를 도출하기로 합의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판 데어 벨렌 대통령 님과 나는 코로나 극복, 기후변화 대응, 환경문제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당면한 과제의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며 "포용적 녹색회복과 탄소중립 비전 실현을 위한 공조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오는 11월 COP26을 포함해 국제사회의 기후환경 대응 노력에 함께 힘을 보태기로 했다는 게 문 대통령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또 "한국은 2023년에 개최될 COP28을 유치하고자 한다"며 "당면 과제인 코로나 극복을 위해서도 힘을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대통령 님과 나는 코로나 극복과 경제 회복을 위해 백신 수급과 접종 확대가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또한 세계 곳곳의 지역 정세와 지구촌 평화 번영을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특별히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위해 한결같이 지지해 주신 오스트리아 정부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문화·예술·관광 협력과 미래세대 간 교류 증진에 대해서도 함께 노력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문화 협력 협정과 청소년 교류 이행 약정 체결이 이뤄질 것"이라며 "수교 130주년을 앞두고 체결되는 두 협정과 약정은 양국 국민의 문화·인적 교류를 확대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양국관계, 기후·환경 등 세계적 현안을 비롯해 한반도 및 국제 정세 등에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도 "양국은 전쟁과 분할 점령이라는 공통된 아픈 역사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좁은 영토, 부족한 천연자원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을 중심으로 강소국으로 발전했다는 공통점도 있다"며 "양국이 미래 첨단산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며 코로나, 기후위기 등 새로운 도전에도 공동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오스트리아 출신 한국의 초대 대통령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 '소록도 천사'로 불린 마리안느·마가렛 간호사 등을 언급하며 양국이 수교 130년이라는 긴 역사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마리안느·마가렛 간호사는 한국에서 가장 소외된 소록도 한센병원에서 헌신하시다가, 편지 한 장 남기고 홀연히 떠나셔서 한국인에게 큰 감동을 주셨다"며 "한국에서는 두 간호사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양국은 두터운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호혜적 협력을 발전시켜왔다"며 "오늘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에 합의하는 만큼 내년 수교 130주년을 맞아 우호 협력관계를 더욱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판 데어 벨렌 대통령은 "수소에 대한 산업적인 연구와 생산의 연결 고리가 중요하다"며 양국의 협력을 제안했고, 문 대통령은 "오스트리아는 수소 연구에 강점을 갖고, 한국은 수소차를 최초로 상용화하고 수출과 보급에서 1위를 보이는 등 수소 활용에 강점을 갖기 때문에 양국이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판 데어 벨렌 대통령은 또 "워킹 홀리데이를 통한 청소년 교류가 보다 더 활발해지길 바란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이중과세방지 협정 제2개정 의정서'와 문화·청소년·교육 분야 협정까지 총 4개의 협정이 체결되는 점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문화 협력 협정'을 통해 문화·예술·인적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간 교류와 상호 이해가 증진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자리에 있던 마르게레테 슈람뵉 정보화·경제 장관도 "한국에 방문해 산업통상자부·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만나 양국의 경제협력을 논의한 적이 있다. 한국 방문 이후 일주일에 한번 한식, 특히 김치를 먹는다"면서 한국에 대한 친근감을 드러냈다.
또 "한국은 5G(5세대 통신)를 비롯해 디지털 분야에서 오스트리아의 롤모델 국가로 디지털 분야 뿐 아니라 수소 분야에서 협력이 활성화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선 "전 세계를 위협하는 신종 감염병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기후변화와 4차산업혁명 시대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구체적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며 "양국 간 오랜 우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은) 경제,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 관계를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심화·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며 "오늘 이중과세방지 협정은 기업 활동의 투명성 높이고 양국 간 투자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