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계기로 3번의 남북정상회담·2번의 북미정상회담 결실
북미 협상 교착에 남북 냉랭… 잇단 미사일 발사까지 '우려'
집권 후반 북미 협상 테이블 앉히고 한반도 평화 정착 주력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9일로 임기 반환점을 도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위기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도발을 이어갔고, 미국도 이에 맞서 '화염과 분노'를 언급하는 등 일촉즉발의 전운까지 감돌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굴하지 않고 한반도 평화를 주도해나가겠다는 '한반도 운전자론'을 내세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고삐를 당겼다.
평창동계올림픽의 북한 참가를 계기로,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결실을 이뤄냈다.
끊임없는 대화시도와 설득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북미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냈다.
문 대통령의 촉진자 역할이 빛을 발하면서 북미 정상의 과감한 '톱다운' 외교가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또 남북 정상은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 선언으로 사실상의 종전선언 합의를 도출했다.
그러나 지난 2월 북미 간 하노이정상회담이 '노딜'로 막을 내리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한의 비핵화와 미국이 제공할 상응조치를 둘러싼 양측의 이견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남북관계까지 냉랭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그리고 문 대통령까지 지난 6월30일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남북미 정상의 회동도 했지만 비핵화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오랜 신경전 끝에 지난달 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됐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고, 지금까지 이렇다 할 협상 움직임은 없어 보인다.
되려 북한은 미국을 향해 연말까지 '새로운 셈법'을 제시하라고 압박하는 상황이다.
북미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남북관계까지 경색됐다.
잇단 발사체 발사와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의 '무중계·무관중' 평양 원정, 김 위원장의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지시까지 남북관계는 얼어붙은 상태다.
통미봉남(通美封南) 우려까지 제기되는 이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문 대통령 운신의 폭은 더 좁아질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남북미 정상 모두 갈등이 고조되는 것을 피한 채 상황을 관리하며 대화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전'이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에도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여전히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신뢰하는 모습에서다.
또 최근 문 대통령의 모친상에 김 위원장이 조의문을 보낸 것 역시도 정상간 신뢰가 유지되고 있음을 상징한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 같은 신뢰를 바탕으로 연내 북미를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다시 마주앉게 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집권 후반기 문 대통령의 과제 중 하나는 북미·남북 대화 재개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국면을 정착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
저작권자 © 신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