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이 마지막.." 文대통령의 절절한 '작별인사'
"이번이 마지막.." 文대통령의 절절한 '작별인사'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5.2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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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자 마지막 추도사 남겨… 그리움 가득 묻어나
통합 강조… '나라다운 나라 만들겠다' 의지 드러내

▲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절절한 작별인사를 남겼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 참석해 "앞으로 임기 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이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노 전 대통령의 둘도 없는 친구로서 매년 추도식에 참석할 수 있었으나 대통령직에 오른 이상,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할 경우 보수진영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거나 국민통합에 도움될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의 진정성을 강조한 것으로도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직접 추도사를 낭독했다.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매년 참석해왔지만 추도사를 직접 남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18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사가 정치 언어로 쓰인 거대 담론이었다면, 이날 문 대통령의 추도사는 대부분이 감성 언어로 채워져 향수(鄕穗)에 가까운 편지글과 유사했다는 평이다.

5·18 기념사에서는 현대사와 민주주의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개헌의 불가피성도 거론하는 등 정치적 언어를 일부 사용했다.

그러나 이번 추도사에서는 추도사 곳곳에는 노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미안함과 그를 향한 그리움이 가득했다.

다만 국정 비전을 언급하며 개혁의 의지를 보이는 등 새 정부를 시작하는 의지는 드러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추도사에서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는 '통합'의 의지를 보였다. 앞서 '작별인사'를 건넨 것 역시 통합을 표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 국정운영의 키워드가 '통합'이 될 것이라는 짐작이 가능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정부에 대해 "20년 전체를 성찰하며 성공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며 "국민 모두의 정부,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이상은 높았고 힘은 부족했다. 현실의 벽을 넘지못했다. 노무현의 좌절 이후 우리 사회, 특히 우리 정치는 더욱 비정상을 향해 거꾸로 흘러갔고 국민의 희망과 갈수록 멀어졌다"면서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꾼 노 전 대통령의 이상이 현실의 벽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한 과정을 마지막까지 지켜본 심정을 표현했다. 동시에 현실정치를 비판한 것이기도 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를 뛰어넘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시는 실패하지 않고 노무현 정부를 뛰어넘는 것이야말로 노무현의 꿈을 부활시킨 '깨어있는 시민'의 뜻을 받드는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국민만 바라보며 개혁을 이뤄나가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를 스스로 다짐하듯 "문재인 정부가 못다 한 일은 민주정부가 이어나갈 수 있도록 단단하게 개혁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