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남은 대선…피아 구분없는 난타전
한달 남은 대선…피아 구분없는 난타전
  • 김동현 기자
  • 승인 2017.04.0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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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세론 깨지자 더 격해진 치고받기
막판까지 합종연횡…누가 완주할 지 몰라
▲ (사진=연합뉴스)

5·9 대선이 9일을 기점으로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판세는 안개 속이다.

지난달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막을 올린 5·9 대선은, 보수진영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낙승으로 끝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3월25일 국민의당 광주·전남 경선에서 안철수 후보의 호남 압승으로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대선판은 변곡점을 맞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0% 안팎의 지지율로 전체 3위로 밀려놔 있던 안 후보의 지지율은 이때부터 폭등에 폭등을 거듭하면서 단숨에 지지율 30% 고지를 밟았다.

7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주간 정례조사에 따르면 지난 4∼6일 전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결과, 안 후보는 35%로 민주당 문재인 후보(38%)와의 격차를 오차범위까지 좁혔다.

안 후보의 지지율이 한 주 만에 무려 16%p 폭등한 결과다.

안 후보는 직전 조사에서도 한 주 만에 10%였던 지지율을 19%로 두 배 가까이 끌어올리는 폭등세를 연출, 불과 2주 만에 10%에서 35%까지 치고 올라온 셈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안 후보의 이 같은 무서운 지지율 변화에 대해 유례를 찾기 힘든 폭등세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물론 안철수 폭등세의 원천이 갈 곳을 잃고 표류하는 보수층 지지표가 달라붙은 결과인 만큼, 폭등세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또 이 같은 지지흐름이 실제 5월9일 대선당일 투표장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문재인 후보측이 안 후보의 지지율을 "맥주 거품", "질소 과자"에 빗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문재인 1강' 체제는 이제 깨졌다는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5·9 대선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과거 대선과 달리 후보들간 뚜렷한 피아 구분이 없다는 점이다.

대선 초반 '문재인 대세론'이 판을 지배했을 때만 하더라도 안철수, 홍준표, 유승민 후보의 공공의 적은 문재인이었다.

하지만 안 후보가 보수 표를 등에 업고 지지율이 폭등하면서 상황은 복잡하게 꼬이고 있다.

원내 제1 보수당인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후보가 당장 급해졌다.

홍 후보는 안 후보에 달라붙어 있는 보수 표를 떼 내지 않고서는 지지율 반등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앞선 갤럽 조사에서 보수의 메카 대구·경북에서 지지율 1위를 차지한 후보는 38%를 기록한 안철수 후보다.

반면 유승민(15%) 후보와 홍준표 후보(14%)는 두 사람 지지율을 합해도 안 후보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부산·울산·경남에서는 더 심각하다. 문재인 후보가 41%로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안 후보가 25%로 2위를 달리고 있다.

홍준표, 유승민 후보는 각각 13%, 4%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최근 홍 후보와 한국당은  '문재인 두들기기'에서 '안철수 맹공'으로 조준 방향을 틀고 있다.

점잖은 대응을 해오던 문 후보측에서도 안 후보의 조폭동원 의혹을 연일 물고 늘어지며 네거티브전을 불사하고 있다.

이런 물고 물리는 상황은 대선 후보 등록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특히 아직도 어느 정당, 어느 후보끼리 단일화를 할 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피아 구분 없는 난타전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신아일보] 김동현 기자 abcpe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