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우조선 추가 지원…국책은행 '벙어리 냉가슴'
정부, 대우조선 추가 지원…국책은행 '벙어리 냉가슴'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7.03.1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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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작년 3조원 적자…"정책 이행에 혈세 낭비 비판 직면"
▲ (사진=신아일보DB)

정부가 유동성 위기에 몰린 대우조선해양에 다시 수조 원의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이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정부의 특정 목적을 위해 설립된 국책은행들이 이번 추가 자금 지원에서도 발을 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혈세 낭비' 논란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채권단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다음 달 21일 4400억원과 7월 3000억원, 11월 20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올해 하반기 부족자금 규모는 최대 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는 이미 지난 2015년 10월 대우조선에 4조2000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이후 정부는 "대우조선에 추가 신규자금 지원은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하지만 대우조선은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 실적이 매출액 12조7374억원, 영업손실 1조6089억원, 당기순손실 2조710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부터 4년 연속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이에 정부는 또 다시 자금 지원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미 조선·해운업 부실로 몸살을 앓고 있던 국책은행들은 정부의 이번 결정이 달갑지 않을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산업은행은 조선·해운업 부실에 따른 구조조정 비용으로 3조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수출입은행 역시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대한 부실채권이 증가하면서 국내 은행 중 총자본비율 최하위를 기록한 바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적자는 구조조정 관련 이슈들로 인한 충당금 적립과 주식 관련 손해로 인한 것"이라며 "동안의 수익으로 지난해 적자는 감당할 수 있지만,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적 지원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은 안타깝다"고 밝혔다.

더욱이, 정부 정책을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혈세 낭비' 논란에 직면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국책은행 직원은 "정부의 보증이나 개런티 없이 지원이 이뤄진다면 기관의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아무리 열심히 일하더라도 정부 정책으로 인한 혈세 낭비 비판은 우리가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