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發 보복 심화… 중국 다 막는데 한국 더 늘리고
사드發 보복 심화… 중국 다 막는데 한국 더 늘리고
  • 손정은 기자
  • 승인 2017.03.0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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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려오는 중국산… 맥주·김치·가전제품 등 체감도 높아
중국 수입시장 1위 '한국'…맞대응 시 중국도 피해
▲ 서울 중구 명동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환전소를 드나들고 있다.ⓒ연합뉴스

중국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서는 중국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어 대조되는 모습이다.

중국은 우리나라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최대 시장이지만 반대로 국내 수입되는 중국산도 규모가 적지 않다.

따라서 중국의 보복 조치에 우리가 맞대응할 경우 중국이 입게 될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수입맥주 1위 칭다오…중국산 김치 식당 10곳 중 6곳 소비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마트 수입맥주 순위에서 하이네켄에 이어 2위를 차지했던 칭다오맥주는 올 1~2월 매출이 급성장하며 하이네켄을 밀어내고 1위로 올라섰다.

그동안 매출 규모가 크지 않았던 중국 백주 시장 역시 최근 '양꼬치 열풍' 등을 타고 급성장하면서 이마트에서 올해 들어서만 매출이 250%나 급증했다.

중국산 김치 소비량도 빠르게 늘고 있다. 세계김치연구소가 발간한 '2016 김치 수출입동향'을 보면 지난해 김치 수입액은 1억2149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이중 99.9%가 중국산이다.

국산과 수입산 김치를 합한 연간 국내 김치 소비량은 160만t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25%인 40만t이 외식·급식 업소에서 소비된다.

중국산 김치가 주로 식당에서 취급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김치 수입물량 25만t은 외식·급식업소 소비량의 62.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식당 10곳 중 6곳 이상이 중국산 김치를 소비한다는 의미다.

TCL, 하이얼, 샤오미 등을 앞세운 중국산 가전제품은 아직 한국 시장 점유율이 높지는 않지만 싼 가격과 '예상보다 괜찮은' 품질을 앞세워 저가형 TV나 세탁기, 보조배터리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 韓, 중국 수입시장 점유 1위…맞대응 시 中도 피해

한국은 중국의 네 번째 수출 대상국이자, 중국이 수입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다.

우리나라는 중국의 지난해 수출국 순위에서 미국(3886억달러, 비중 18.2%), 홍콩(2924억달러, 13.7%), 일본(1295억달러, 6.1%)에 이어 4위(957억달러, 4.5%)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한국이 10%(KOTRA·2016년 기준)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은 연간 1587억달러어치를 한국에서 수입한다.

이처럼 한중 양국의 경제 구조는 서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상호 의존도가 워낙 크기 때문에 만약 한국이 중국의 사드 보복에 맞서 정면 대응에 나선다면 중국의 피해도 불가피해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한국에 수출하는 물량이나 금액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한국 소비자들이 중국의 사드 보복에 맞서 불매운동을 벌일 경우 중국의 타격도 작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손정은 기자 jes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