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분양 풍속도 '자취 감춘 떴다방'
달라진 분양 풍속도 '자취 감춘 떴다방'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6.11.2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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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부동산대책 후 투자자 눈에 띄게 '줄어'
사라진 견본주택 줄서기…실수요 중심 재편

▲ 지난 25일 오후 4시경 래미안 아트리치 견본주택 상담창구 대기석에 빈자리가 많이 보인다.(사진=천동환 기자)
11·3부동산대책 시행 후 서울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단기 투자자들이 빠져나간 견본주택에는 방문자 수가 눈에 띄게 줄었고, 분양권 전매를 알선하던 떴다방 업자들의 모습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지난 25일 건설사들은 전국 30여곳에서 견본주택을 개관하며 올해 막바지 분양에 박차를 가했다.

서울에서만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신촌그랑자이 △연희 파크 푸르지오 △래미안 아트리치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 △목동파크자이 △경희궁 롯데캐슬 7곳의 견본주택이 손님을 맞았다.

정부 11·3부동산대책의 영향권 안에 든 서울 분양 단지들의 견본주택은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확대로 단기투자가 어려워지면서 투자수요가 확실히 줄었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들이 설명이다.

마포구 대흥동에 들어서는 '신촌그랑자이' 분양 관계자는 "그동안의 경험상 이정도 상품이면 내방객들이 몰려 길게는 2시간 가량 기다려야 견본주택 입장이 가능했는데, 현재는 5분만 줄을 서면 된다"며 "정부 대책의 영향이 분명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25일 오후 2시경 신촌그랑자이 견본주택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대기자는 40~50명 정도에 불과했다.

성북구 석관동에 분양하는 '래미안 아트리치' 견본주택도 상황은 비슷했다. 금요일 오후 4시 내방객들이 몰리는 시간대는 아니었지만 입장 대기 인원은 한 명도 없었다. 청약상담 대기석에도 빈자리가 많아 한산한 모습이었다.

래미안 아트리치 분양 관계자는 "몇 시간 전까지만해도 많은 내방객들이 다녀갔는데  저녁시간이 가까워지면서 방문자 수가 많이 줄었다"며 "토요일과 일요일 방문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지난 26일 오후 2시경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 견본주택 앞에 입장대기자는 물론 떴다방 업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사진=천동환 기자)
한 때 시장과열의 중심에 섰던 강남권 재건축 단지 견본주택은 토요일에도 차분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 견본주택은 방문객들이 한창 많이 찾을법한 오후 2시경에도 대기없이 바로 입장이 가능했다.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 분양 관계자는 "실수요자 위주로 방문이 이뤄지고 있다"며 "그래도 금요일 보다는 내방객 수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울 분양시장이 11·3대책 시행 전과 비교해 눈에 띄게 한산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견본주택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떴다방(이동식중개업소)'마저 자취를 감췄다. 사실상 분양권 전매가 실입주 시점까지 제한되면서 떴다방을 이용하던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겼기 때문이다.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와 래미안 아트리치 견본주택 주변에선 떴다방 업자를 전혀 볼 수 없었고, 그나마 신촌그랑자이 견본주택 주변에는 5~6명의 업자들이 나와 청약 예정자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다.

한 떴다방 업자는 "이제 1년 6개월을 기다려야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며 "그때라도 매도를 희망하는 당첨자가 있을 수 있어 나왔다"고 말했다.

▲ 지난 25일 신촌그랑자이 견본주택 앞 입장대기선이 한산한 모습이다.(사진=천동환 기자)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 확실히 실수요자 위주로 분양시장이 재편되는 모습이라고 입을 모은다.

A건설사 관계자는 "정부 대책 발표 전에는 견본주택을 오픈하면 투자자들이 몰려드는 것이 일반적이고 떴다방 업자들의 모습도 많이 보였는데, 이제 투자가 어려워지다보니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며 "11·3대책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털어놨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