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친동생 장세욱 부회장 주축 회사 경영 이뤄질 듯
서울중앙지법 이승규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보완수사 등을 거쳐 추가로 제출된 자료까지 종합해볼 때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해 상당한 정도로 소명이 이뤄진 점, 구체적인 증거인멸의 정황이 새롭게 확인된 점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 회장은 오전 2시35분경 구치소로 이송됐으며, 검찰 청사를 나서면서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입을 꾹 다문채 이동했다.
검찰에 따르면 장 회장은 2005년부터 올해 3월까지 거래대금 부풀리기와 불법 무자료 거래, 허위직원 등재로 급여 빼돌리기 등의 수법으로 회삿돈 210억여원을 빼돌려 일부로 원장도박을 벌인 혐의다.
장 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호텔에서 판돈 800만달러(약 86억원)를 걸고 상습적으로 바카라 도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판돈의 절반 정도가 빼돌려진 회삿돈인 것으로 판단했다.
장 회장은 자신이 가진 부실계열사 지분을 우량계열사에 팔고 다른 계열사의 이익배당을 포기하도록 하는 수법으로 100억원대 배당금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장 회장에게는 상습도박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재산국외도피 등 혐의가 적용됐다.
장 회장은 두 번의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100억원 넘는 돈을 갚았으나 25년 만에 다시 도박 때문에 구치소에 수감됐다.
한편, 총수의 구속으로 창립 60여년 만에 초유의 위기를 맞게 된 '국내 철강사 빅3' 동국제강은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알려진 직후 장세욱(53)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했다.
구치소에서도 면회를 통해 주요 사안에 대해 장 회장이 직접 결재하는 '옥중 경영'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정상적인 경영이 안돼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재계에서는 장 회장이 한동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장 회장의 친동생인 장 부회장을 주축으로 회사 경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장 부회장은 동국제강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의 경영을 맡아오다 지난 1월 동국제강이 유니온스틸을 흡수합병하면서 동국제강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