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박춘봉 검찰 송치…'치밀한 계획범죄' 결론
경찰, 박춘봉 검찰 송치…'치밀한 계획범죄' 결론
  • 임순만 기자
  • 승인 2014.12.1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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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기소할 때까지 수사본부 유지키로

▲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일대에서 팔달산 토막살인 피의자 박춘봉의 범행에 대한 현장검증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은 치밀한 계획범죄로 결론내렸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9일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박춘봉(56·중국국적)에게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 송치했다.

박은 지난달 26일 오후 2시21분부터 36분 사이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 전 주거지에서 동거녀 김모(48·중국국적)씨를 목졸라 살해했다. 이후 27일 오전부터 28일 오후까지 시신을 훼손해 팔달산 등 5곳에 유기했다.

박은 지난 4월부터 동거해온 김씨가 지난달 4일 자신과 다툰 뒤 짐을 싸서 나가고 만나주지 않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박은 시신을 유기할 때 주로 도보를 이용했으며, 오목천동 야산에 머리 등을 유기할 때는 2차례 택시를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리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행했다는 정황도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박은 지난달 25일 부동상 사무실 직원에게 "내일(26일) 저녁 만나서 방을 보자"고 약속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달 11일까지 머물 수 있었던 주거지를 두고 굳이 범행 당일 다른 월세방을 구한 것이다.

경찰은 박이 26일 범행하기 위해 직장에 하루 휴가를 냈고, 김씨를 만나 전 주거지에 들어가자마자 10분여 만에 살해한 점 등으로 미뤄 범행 시점과 장소를 미리 계획한 살인이라고 보고 있다.

범행 직후에는 부동산 사무실 직원을 만나 원룸을 계약했다. 이 원룸은 보통 원룸에 비해 화장실이 넓었으며, 자신이 실제 머물 장소로는 수원역 주변 여인숙 '달방'을 마련하는 등 시신훼손도 철저히 계획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범행을 시인한 피의자 박춘봉이 14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수원서부경찰서를 나서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검찰이 기소할 때까지 수사본부를 유지하기로 했다.

수원서부경찰서 형사과 2개팀을 전담팀으로 하고 박의 행적조사와 일부 박의 진술에만 의존한 부분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CCTV 영상분석과 통신수사, 교통카드 등 내역 등을 보강수사할 방침이다.

특히 아직 수습하지 못한 시신에 대해서도 탐문수사할 계획이다.

수원지검은 시신발견 직후인 지난 4일 형사3부 김용정 부장검사와 소속 평검사 등 5명을 구성원으로 하는 전담수사팀을 꾸려 사건에 대응해왔다.

이날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박의 이번 범행에 대한 수사는 물론 과거 국내 행적부터, 추가 범행 여부까지 전방위적으로 보강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검찰은 박의 신병을 인계받아 조사한 뒤 내달 6일경 기소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국인 범죄빈발지역에 대한 특별 방범활동을 강화할 계획을 내놨다.

[신아일보] 수원/임순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