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에 따른 의정갈등이 강대강으로 치닫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중재자로 나선 모습이다. 

한 위원장은 25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한양대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의료계와 정부 간) 대화의 물꼬를 튼 것이고, 국민 건강이라는 중요한 문제에 대해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정부가 정책을 잘 추진해줄 것"이라며 "국민의힘도 필요한 대화의 장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 위원장은 전날 전국의대교수협의회 회장단과 면담했다. 면담을 마치고 한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의료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유연하게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고, 윤 대통령은 즉각 정부에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의대 교수들은 자발적인 사직서 제출과 외래진료 축소를 예정대로 25일부터 진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이번 현안에 한 위원장이 나섰다는 점, 윤 대통령이 즉각 호응했다는 점에서 '시나리오'대로 흘러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지난달 16일 "2000명으로 실랑이 하다 누군가 조정하는 역할로 영웅되게 만들 것"이라며 "그 역할을 여당에 넘겨 지지율 디커플링을 시도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의대 증원 문제를 가지고 의사 때리기를 통해서 뭔가 정부가 일한다는 이미지를 만들고 결국에 대폭 의사 단체에 양보를 해서 문제를 봉합하는 방식은 당이 수습하려고 하는 애초의 시나리오였다고 본다"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료계 의견을) 무시하고 2000명 (증원을) 밀어붙이다가 현장에서 의료 공백이나 국민 피해가 확대되니 당이 수습하는 형태의 모양새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녹색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1번인 나순자 전 보건의료노조위원장도 이날 "총선 막판에 한 위원장이 등판해서 극적 타결을 이끌어 낸다는 '한동훈 구원투수설'도 있었다"면서 "만에 하나라도 환자 목숨과 국민 안전을 담보로 대통령이 지지율 놀이를 한 것이라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를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김가애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