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도태우·장예찬 공천 취소… "완벽한 공천 못 해 죄송"
민주, 정봉주 공천 취소… 양문석 논란에 이재명 '감싸기'
여야가 총선 후보 막말 리스크에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공천 취소' 사례가 잇따르는 등 극심한 진통을 겪는 모습이다.
우선 국민의힘은 막말 논란에 '친윤'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의 공천을 취소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6일 장예찬 부산 수영구 후보에 대한 공천 취소를 결정했다. 그는 과거 "식용을 제외한 지구상 모든 동물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매일밤 난교를 즐기고" 등 일부 SNS 발언이 수면위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여론이 심상치 않자 결국 전날 "국민 정서에 반하고 공직후보자로서 부적절한 발언이 상당수 확인됐다"며 장예찬 후보에 대한 공천 취소를 의결하고 재추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으로 논란이 된 도태우 후보(대구 중남) 이어 두 번째 '막말' 사유로 인한 공천 취소다.
여기에 대전 서갑의 조수연 후보도 과거 SNS에서 "백성들에게는 봉건왕조의 지배보다 일제강점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는 글을 올린 게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어 거취가 주목된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7일 여의도 중앙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공천 과정에서 모든 후보자의 과거 발언까지 다 검증하고 걸러내서 완벽한 공천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공천 실무 책임을 맡고 있는 사무총장으로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지난 14일 '발목지뢰 목발' 막말 논란을 일으킨 서울 강북을 후보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공천을 취소했다.
다만 최근 막말 논란이 불거진 '친명' 양문석 후보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주는 분위가 읽힌다.
양 후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불량품'이라고 표현한 게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양 후보는 지난 16일 SNS를 통해 사과했지만, 과거 국민의힘 지지자를 '2찍'이라고 표현한 인터넷 카페 글 등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막말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양 후보의 거취를 두고는 선거대책위 '3톱'인 이재명·이해찬·김부겸 공동 상임 선거대책위원장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을 비난한 정치인을 '비토'하지 않았을 것이며 나도 마찬가지"라면서 양 후보를 두둔했다. 이어 이날 국회에서 열린 총선 후보자 대회 후 기자들과 만나 "4월 10일은 국민들께서 지난 2년간의 윤석열 정권의 실정에 대해 심판하는 날"이라며 "모든 기준, 모든 판단은 거기에 맞춰서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찬 위원장 역시 후보자 대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양 후보자에 대해 "그대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부겸 위원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총선 후보자 대회 후 기자들과 만나 "(양 후보에 대해) 재검증을 요청했으니까 당에서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앞서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정세균 전 총리와 '친노 적자'인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등도 양 후보자 공천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