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공도 공사비 갈등…커지는 우려
[기자수첩] 공공도 공사비 갈등…커지는 우려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4.03.07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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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갈등에 멈춰 선 건설 현장이 늘고 있다. 공공기관이 발주한 현장도 예외는 아니다. 

대보건설이 시공하는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 4-2생활권 공동캠퍼스 건설공사 18공구 현장이 지난 5일 멈췄다. 이곳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공공공사 현장이다.

이 현장은 작년 10월에도 한 차례 공사가 중단됐던 곳이다. 당시 대보건설은 레미콘 공급 차질과 원자잿값·하도급액 인상,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열흘간 공사를 멈췄다. 

이후 LH가 공사 우선 재개 후 시공사의 요구사항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고 양측은 협의체를 구성해 원만하게 공사가 진행되도록 협조하기로 한 뒤 공사를 재개했다. 그러나 협상은 아직 진전이 없는 상태다.

대보건설은 그간 차입까지 하며 공사를 해왔지만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 작업) 이후 금융권 차입도 어려워지면서 더 공사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공사비가 약 750억원인 해당 현장에서 300억원 이상 손해를 예상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한 올해 1월 건설공사비지수(잠정)는 154.64로 대보건설이 해당 공사를 수주한 2021년 12월 138.89에서 11.3% 뛰었다. 코로나19 범유행 시기 풀린 막대한 유동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이슈 등이 물가를 끌어올리면서다.

지난 6일 멈춰 선 세종시 4-2생활권 공동캠퍼스 건설공사 현장. (사진=남정호 기자)
지난 6일 멈춰 선 세종시 4-2생활권 공동캠퍼스 건설공사 현장. (사진=남정호 기자)

이와 관련해 발주처인 LH는 지난 6일 보도자료를 내고 계약금액조정은 관련 규정상 실제 투입비용으로 사후 정산해야 하는 항목이지만 최근 어려운 건설업계 상황을 고려해 공사 완료 전부터 관련 내용을 제출받아 검토 중이라며 적극적으로 협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같은 공사비 갈등은 민간 건설 현장에서는 이미 익숙한 모습이다. 여러 재건축·재개발 현장들이 큰 폭의 공사비 증액을 두고 사업을 추진하는 조합과 시공사 간 마찰을 빚고 있다. 건물을 준공한 뒤에도 공사비를 두고 시행사와 시공사가 분쟁을 겪는 곳들도 있다. 

새로 시공사 선정에 나서는 도시정비사업 중에도 공사비를 두고 조합과 건설사 간 눈높이가 큰 차이를 보이면서 유찰되는 곳이 늘고 있다. 강남권 등 서울 주요 입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최근 대부분 건설사는 매출이 늘더라도 공사비 부담이 커지면서 이익은 상대적으로 적거나 줄어드는 현상을 보인다. 수익성이 악화한 것이다. 이에 이른바 '4월 위기설' 등 건설업계에 대한 우려는 계속 커지고 있다.

지난달 6일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건설산업 활력 회복을 위한 간담회에서 "공사비 상승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현실을 인정하고 정부 내에서 이 문제에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해법을 찾아보겠다"며 "이미 착공했거나 계약 중에 있는 공사들이 적정 공사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생산적인 답을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공 건설 현장의 공사 중단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다. 더욱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