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금융권 CEO 경영전략㉜] 조용일‧이성재 현대해상 대표
[갑진년 금융권 CEO 경영전략㉜] 조용일‧이성재 현대해상 대표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4.03.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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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순이익 1조 클럽 탈락…이익 확대 집중 '재등극' 각오
CSM 극대화 위해 조직 개편…어린이·고령·유병자 시장 확대
조용일 현대해상 부회장(왼쪽)과 이성재 현대해상 사장. (사진=현대해상)
조용일 현대해상 부회장(왼쪽)과 이성재 현대해상 사장. (사진=현대해상)

2024년 갑진년 한 해도 대한민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미국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한국 역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고금리 부담은 남아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우려도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을 필두로 금융권에 대한 정부의 고통 분담과 윤리 경영 강화 요구는 거세질 전망이다. 은행 등 모든 금융권이 실적 개선과 건전성 강화 그리고 내부통제 확립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공통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에 눈앞에 쌓인 난제 해결을 위한 금융권 CEO의 경영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조용일 현대해상 부회장과 이성재 현대해상 사장은 연임 첫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실손보험 손해율이 높아진 영향으로 지난해 실적이 전년 대비 30% 넘게 후퇴하면서다.

조 부회장과 이 사장은 올해 손해율 보완에 집중하기 위한 우량상품 중심 판매와 경험위험률 조정 등을 통해 보험계약마진(CSM)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별도 기준 현대해상 당기순이익은 8057억원으로 전년 대비 37.1% 감소했다. 2022년 순이익 규모는 1조2813억원이었지만, 지난해는 실적 부진으로 ‘1조 클럽’에 들지 못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264억원으로 전년 대비 42.4% 줄었다. 영업이익 중 보험손익은 1년 전에 비해 61.2% 감소한 5265억원, 투자손익은 19.5% 늘어난 4956억원을 기록했다.

장기보험 성적 부진이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장기보험 손익은 전년 대비 77.2% 감소한 2488억원을 기록했다. 독감 및 호흡기질환 증가에 따라 실손보험금 손해율이 상승하며 예실차 관련 손익이 2600억원 줄었다는 설명이다.

예실차는 보험회사가 계약자에게 지급할 것으로 예상하는 예정보험금에서 실제로 지급한 보험금을 뺀 금액을 말한다. 당초 회사가 설정해둔 예상 손해보다 실제 손해가 커지면서 장기보험수지가 크게 악화했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새 회계제도(IFRS17) 계리적 가정 관련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CSM 성장 폭이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 부회장과 이 사장은 지난 2020년 3월부터 각자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취임 당시에는 각각 사장과 부사장이었으나, 안정적인 실적 개선세를 이뤄낸 공로로 2022년 12월 현 직위로 승진했고 지난해 3월 연임에도 성공했다.

두 대표는 첫 임기에 상승가도를 달렸다. 취임 이후 3년간 순이익은 2배 이상 증가했고, 특히 2022년에는 회사 설립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을 내기도 했다. 그런 만큼 연임 첫해 부진한 성적표는 두 대표에게 더욱 뼈아프다.

조 부회장과 이 사장은 올해 장기보험 CSM 극대화에 주력하고 자동차보험 손해율 우위 점유와 퇴직연금 운영 개선에도 힘써 이익창출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두 대표가 올해 초 제시한 2024년 경영방침은 △이익창출력 증대 △효율 중심 영업 경쟁력 강화 △소비자와 함께 미래 성장 등 3가지다.

세부적으로는 CSM을 높일 수 있는 수익성 중심의 상품 공급과 어린이·고령·유병자 시장 확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상품 구성을 다양화하고 심사 간소화 등 보장성, 편의성 측면의 비가격요소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대해상은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CSM전략TF(태스크포스)’를 신설하기도 했다.

아울러 보험 계약 유지율을 개선하고 손해율 우량상품을 확대, 보험금 과잉 청구 건을 엄격히 심사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CSM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효율 중심 영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속 채널은 생산성 증대와 함께 유지율 등 보유계약 관리에 만전을 가하고, GA(법인보험대리점) 시장에서 손익 우량 대리점 위주로 영업을 강화한다. 디지털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CM(사이버마케팅) 채널 성장도 노린다.

조용일·이성재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 후 CSM 위주로 수익성 관리의 패러다임이 변화함에 따라,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이익 창출 증대에 경영 활동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