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0원 김동관, 환갑 돼서야 한화 지분 1%
성과급 0원 김동관, 환갑 돼서야 한화 지분 1%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4.02.0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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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제한조건부주식, 팀장급 직원도 적용…장기성장·주주가치 제고
장교동 한화빌딩 전경.[사진=한화그룹]
장교동 한화빌딩 전경.[사진=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024년 신년사에서 밝힌 ‘그레이트 챌린저(Great Challenger)’를 향한 첫 걸음으로 ‘성과급 제도’부터 손본다.

한화는 ‘책임경영·주주가치 제고 보상제도’로 알려진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를 전계열사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RSU는 일정 기간 이후에 보상이 발생하고 주가 상승에 따라 보상이 커지도록 설계된 성과급 제도다. 임직원이 회사의 ‘장기 성장’에 집중하면서 1~2년짜리 단기성과가 아닌 5년에서 10년에 이르는 장기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동기가 강화된다. 높은 성과급을 노리고 단기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저지르는 ‘부정행위’와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예방하는 효과도 크다.

RSU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주주가치 제고’ 측면이다. 임직원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회사의 장기 발전에 기여하게 하여 지속 가능한 회사의 성장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선순환이 가능하다.

회사는 RSU 지급을 위해 자기 회사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할 수밖에 없어 주가 부양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또한 국내외 주주 등 투자자들에게도 국내 기업 주식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국내 상장사들이 앞 다퉈 도입하거나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화는 지난 2020년 국내 상장사 가운데 처음으로 RSU 제도를 도입했다. 현재까지 지주사인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등 계열사 임원에 순차적으로 시행 중이며 내년부터 전계열사 팀장급 직원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승연 회장 장남 김동관 부회장도 최근 4년간 성과급 대신 RSU를 받고 있다. 그룹 지주사 격인 한화로부터 53만2000주,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각각 34만6000주, 10만4000주씩 부여받았다. 이에 김 부회장이 환갑 되는 2040년까지 실제 취득하는 지주사 한화의 주식은 약 1% 대다.

한화는 임직원 설명회, 타운홀 미팅, 토론회 등 의견 수렴 과정과 법적 검토 등을 거친 뒤 임원은 순차적으로 확대 시행한다. 팀장급 이상 직원의 경우 현금 보상이나 RSU 보상 제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RSU 선택형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손명수 한화솔루션 인사전략담당 임원은 “RSU는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도입된 성과 보상 시스템”이라며 “회사의 장래 가치에 따라 개인의 보상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회사-임직원-주주가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다”고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한편 성과급을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보상하는 시스템은 1990년대 미국 IT 기업들이 도입한 ‘스톡옵션’이 그 시작이다.

RSU 제도는 ‘스톡옵션’ 제도가 전문경영인이나 핵심경영진들이 단기간에 높은 실적을 내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이 받은 주식을 대량 매도한 뒤 회사를 떠나는 이른바 ‘먹튀’ 현상에 대한 반성으로 2000년대 초 미국에서 처음 도입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최초 도입한 후 현재 애플, 구글,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기업 등 글로벌 기업들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상장사 31.3%가 RSU 제도를 도입하는 등 ‘글로벌 스탠더드’ 성과 보상 제도로 자리 잡았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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