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화마 속 사람 찾으러 떠났다" 순직 소방관 특진·훈장
"문경 화마 속 사람 찾으러 떠났다" 순직 소방관 특진·훈장
  • 김태형 기자
  • 승인 2024.02.0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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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났다는 신고 받고 출동…현장 가장 먼저 도착해 인명수색 하던 중 고립
1일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잿더미로 변한 공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일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잿더미로 변한 공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불길 속에서도 인명 구조에 목숨을 건 구조대원들에게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된다.

1일 경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문경시 한 육가공 제조업체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김수광 소방교(27)와 박수훈 소방사(35)에게 국립현충원 안장 등을 추진한다.

두 소방관은 전날 오후 7시 47분깨 문경시 신기동의 육가공업체 공장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인명수색을 하던 중 고립됐다 건물이 붕괴되면서 1일 0시 21분과 오전 3시 45분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 최초 출동한 박수훈(35) 소방사 등 대원들은 공장 관계자로부터 건물 내부에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요구조자 수색에 나섰다.

수색작업 중 급격히 연소가 확대되며 뜨거운 열기 속에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연기가 급격히 차올라 대원들은 안전한 지상층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수광(27) 소방교와 박수훈 소방사는 바닥이 붕괴돼 아래로 처진 3층 바닦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현장 브리핑에서 “불이 난 공장은 4층 규모이며, 3층의 튀김기에서 최초 발화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화재 현장 합동 감식은 건물의 추가 붕괴 가능성 등에 대한 조사가 끝난 뒤 이뤄질 전망이다.

2019년 공채로 임용된 김 소방교는 지난해 소방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취득하기 어렵기로 소문난 인명구조사 시험에 합격해 구조대에 자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전사에서 근무하다 2022년 구조분야 경력경쟁채용에 합격해 임용된 박 소방사는 평소 '나는 소방과 결혼했다'고 말할 정도로 조직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대변인 서면 브리핑을 통해 두 소방관에 대한 애도의 표시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밤 안타깝게도 김수광 소방교, 박수훈 소방사, 두 소방대원이 순직하셨다"며 "비보를 듣고 가슴이 아파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두 소방 영웅의 영전에 삼가 명복을 빌고 유족 여러분께도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또 "공동체를 위한 희생은 고귀하다"며 "두 소방 영웅의 안타까운 희생을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 할 이유"라고 언급했다.

thkim736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