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복현 금감원장 "태영 대주주 고강도 자구계획 통한 신뢰 확보해야"
[종합] 이복현 금감원장 "태영 대주주 고강도 자구계획 통한 신뢰 확보해야"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4.01.0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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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 워크아웃 가닥…금융당국 "폭 넓게 지원"
윤세영 회장, 채권단 요구 'SBS 주식' 담보 의지 밝혀
(왼쪽에서 세 번째)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7개 금융지주회사 회장, 산업은행, 기업은행장과 '2024년 신년 금융현안 간담회'를 개최하고 모두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민섭 기자)
(왼쪽에서 세 번째)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7개 금융지주회사 회장, 산업은행, 기업은행장과 '2024년 신년 금융현안 간담회'를 개최하고 모두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민섭 기자)

금융당국은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힘을 싣는다는 방침이다. 채무자와 채권단의 이해관계가 조정될 수 있도록 폭 넓게 지원한다는 게 골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9일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2024년 신년 금융현안 간담회’에서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이 수반되는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있어서 자기책임 원칙을 엄격히 적용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도 워크아웃의 원칙인 ‘채권자와 채무자 간 상호 신뢰’를 재차 설명하며 “태영건설 대주주는 강도 높은 자구계획 제출을 통한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감독당국 역시 채무자와 채권단의 합의에 기초한 워크아웃 추진을 뒷받침하며 이해관계가 조정될 수 있도록 조율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감독당국은 금융사 담당자를 위한 비조치 의견서 발급 등으로 양측의 문제 해결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꼬여 있는 실타래를 푸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또 “앞으로 취약기업 구조조정 지연이 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금융회사가 보다 엄중한 상황 인식을 바탕으로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1~2년 내 저금리 환경에 기반한 부동산 호황 기대를 근거 삼아 예상되는 손실 인식을 지연하고 구조조정을 미루는 금융사가 있다면 좌시하지 않고 엄중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해당 기업 협력사라는 이유로 여신거래상 불이익을 입지 않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어려움이 가중되는 영세 중소건설사에 대해서도 유동성이 악화하지 않도록 상생금융 차원에서 적극적인 배려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당국은 앞으로 구조조정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복잡해 채권단 노력만으로 어려울 경우 필요한 조치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이복현 원장은 이날 간담회 직후 기자들에게 "최근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을 만나 '태영건설 채무와 관련해 보증 채무 청구가 티와이(TY)홀딩스에 집중된 상황에서 정리가 안돼 유동성을 일부 유보했다'는 입장을 들었다”며 태영 측 입장을 전했다.

다만, 이 원장은 “그룹 자회사의 워크아웃은 결국 해당 기업만의 문제라기보다 전체 그룹의 유동성을 함께 봐야 한다”며 “근본적으로는 여러 자구책을 내놓더라도 기업을 살리겠다는 오너의 헌신 또는 확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여기에 채권자들이 요구하는 SBS 지분 매각과 관련해 이 원장은 “채권단과 채무자가 결정할 내용”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다만 채권자와 채무자 등은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상당히 진정성 있는 내용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이날 워크아웃 관련 기자회견을 통해 태영건설 정상화를 위해 SBS 주식도 담보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채권단 지원만 바라지 않고 자구노력을 더욱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며 “자구노력이 부족할 경우 티와이홀딩스와 SBS 주식을 담보로 태영건설을 살려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최금락 태영그룹 부회장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에 “워크아웃 플랜이 확정된 오는 4월까지 태영건설의 부족한 유동성이 해결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여러 사정에도 유동성 해결이 안 된다면 TY홀딩스와 SBS 주식을 담보로 내놓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신아일보] 이민섭 기자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