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총선④ 영남] 보수 텃밭 '영남', '정권 견제론' 비껴갈까
[신년특집-총선④ 영남] 보수 텃밭 '영남', '정권 견제론' 비껴갈까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4.01.02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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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우세한 TK… 당내 물갈이·이준석 신당·친박 등 변수
PK, 가덕도 신공항·산은 이전·메가시티 등 지역현안 해결 기대

<편집자주>
‘정권심판론이냐, 정권안정론이냐’ 이번 22대 총선은 출범 3년 차를 맞는 윤석열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인 동시에 의회 권력을 쥔 거대 야당에 대한 평가가 병존하면서 여야가 민심 시험대에 올라 격돌한다. 

새해 첫날 기준으로 딱 100일 남은 선거의 승패 향방은 아직까지는 점치기 어렵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의 순항 여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당내 통합 문제, 제3지대 신당의 파급력 등 선거 변수에 따라 민심이 출렁거릴 것으로 보인다.

지지정당을 택하지 않은 중도층과 부동층이 30%에 육박하는 만큼 이들을 향한 여야 간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앞세운 국민의힘과 이재명 대표를 사령탑으로 하는 민주당의 쇄신 경쟁에 시선이 쏠려 있다. 

총선의 최대 승부처는 단연 수도권이다. 수도권에는 전체 지역구 253석 중 절반에 가까운 121석(서울 49석, 경기 59석, 인천 13석)이 걸려 있다. 또 여야 텃밭인 영남과 호남에서 각각 ‘견제론’이 일고 있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본지는 2024년 22대 총선을 앞두고 권역별 격전지와 민심의 흐름을 미리 짚어봤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울산(부울경) 등 영남 지역은 예로부터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알려졌지만 22대 총선을 앞두고 변화가 감지된다.

먼저 TK 경우 여전히 보수세가 우세하다. 12월25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너지경제 의뢰, 지난 18~22일 전국 성인남녀 2508명)에 따르면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2.3%p 상승한 39.0%이었다. 권역별 가운데 대구·경북에서는 4.5%p 올라 여전히 굳건한 보수 지지세를 드러냈다. 22대 총선의 전체적인 구도는 정권 견제론이 강세란 전망이나 TK 지역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이를 비껴갈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총선 승리의 '키'는 정치 지형 변화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당내 물갈이'가 첫 번째 변수다. 보수정당은 TK에서 유리함을 강조하며 선거철마다 'TK 물갈이'를 전면에 내세웠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낙동강 하류 세력은 뒷전에 서야 한다"는 일성이 단적인 예다.

TK 현역 의원 명단 중 다선 의원보다 초·재선 의원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대구는 12개 지역구 모두 국민의힘이 깃발을 꽂았지만 이중 다선은 김상훈·윤재옥(이상 3선), 주호영(5선) 의원이 전부다. 경북 13개 지역구 가운데에선 3선 이상 중진 의원이 전무하다. 이를 종합하면 TK 지역구 다선 의원 비율은 단 12%에 불과, 약 90%가량이 초·재선으로 구성된 셈이다.

'물갈이'는 혁신이라는 강점이 있지만 현역 의원 프리미엄을 업지 못하고 지역 기반이 약하다는 한계도 있다. 만일 이번에도 대대적인 물갈이 시행으로 현역 의원이 무소속 출마할 경우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이준석 신당'의 파급력이나 최경환 전 의원과 유영하 변호사,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친박(親朴) 인사들의 출마 여부도 변수다.

부울경은 국민의힘이 다소 우세하나 더불어민주당이 꾸준한 동진전략으로 공략해 온 전력을 무시할 수 없다. 실제 민주당은 20대 총선에서 부산 전재수(북강서갑)·김영춘(진갑)·김해영(연제구) 등 5석, 경남 김경수(김해을) 등 3석을 얻은 데 이어 2020년 울산 북구 재·보궐선거에서 이상헌 의원이 당선돼 소기의 성과를 거둔 바 있다. 21대 국회에서는 7석(부산 3·울산 1·경남 3석)을 획득했지만, 대다수가 재선·3선에 성공해 지역구를 탄탄히 다졌음을 알 수 있다.

부울경 지역은 특정 정당이나 이념보다는 지역 현안이 총선 승패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세계박람회(EXPO·엑스포) 유치 불발로 타격 입은 부산 민심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부산 엑스포 유치 불발 직후 한국갤럽 여론조사(12월8일 공표, 5~7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에 따르면 PK 지역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5%p 급락한 35%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과 연관이 깊은 여당으로서는 타격감이 클 수밖에 없다.

이 밖에도 '산업은행 부산 이전', '가덕도 신공항' 등 지지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메가 이슈들이 남은 만큼 숙원 과제를 해결하는 정당이 총선 정국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다.

민주당은 '부울경 메가시티' 추진 등 지역 숙원 해결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 대표는 12월13일 부산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부산 최대 현안인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국토부의 기본계획안을 보면 윤석열 정부가 신공항 사업마저 국내공항 정도로 대폭 축소해서 땜질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민주당은 가덕도 신공항이 온전한 글로벌 공항으로 개항할 수 있도록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모든 여론조사는 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3.1%p이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아일보] 강민정 기자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