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 회동… 韓 "특검법은 악법" 李 "이태원 특별법 협조를"
한동훈-이재명 회동… 韓 "특검법은 악법" 李 "이태원 특별법 협조를"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3.12.2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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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비대위원장, 취임 인사차 이재명 예방
나란히 '책임정치' 강조했지만 이견차 여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인사차 2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예방했다. 두 사람은 나란히 '책임정치'를 강조하며 협력을 약속했지만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등에 대한 이른바 '쌍특검법' 등 주요 쟁점 사안을 두고는 여전한 온도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방문해 이재명 대표를 만난 후 기자들과 만나 "그 법(쌍특검법)은 총선을 그걸로 뒤덮고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하겠단 명백한 악법"이라며 "거부권(재의요구권)은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거부권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논의된 바가 있는가란 취재진의 질의엔 "특별히 논의한 바는 없다"고 답했고 특별감찰관 임명 또는 제2부속실 설치 등을 대통령실에 건의할지를 놓고서도 "조금 다른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한 비대위원장은 앞서 공개된 회동 모두발언에선 이 대표를 향해 "여야를 이끄는 대표로서 서로 다른 점도 분명히 많다"면서도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단 공통점을 더 크게 보고 건설적 대화를 많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한 비대위원장에게 취임을 축하한단 말을 건네면서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말하는 데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고, 정치는 국민을 대신하는 것"이라고 뼈 있는 답을 건넸다.

이어 "국민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책임지고, 삶의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바로 정치의 역할이라고 생각된다"며 "국민의힘이 하고자 하는 일들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언제든지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과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 문제를 꺼내들었다. 그는 "유가족들이 정말 소망하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또 재발 방지 대책이라고 하는 것을 정치권이 외면하지 말자"며 여당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 통과에 협력해달라고 한 비대위원장에게 촉구했다.

이어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 문제를 놓고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전세금과 전 재산을 다 날리고 어쩌면 빚 내서 조달한 소중한 전세 자금을 다 잃게 돼 길바닥에 나앉아야 될 상황일지도 혹시 모른다"며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선구제해주고 일부나마, 후에 구상하는 방식에 (여당이) 함께 참여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 비대위원장과 이 대표가 여야 대표로서 처음으로 대면 회동을 가졌지만 주요 쟁점 사안을 놓고선 첨예한 대립을 좁히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전날 본회의에서 쌍특검법 통과 이후 급격히 얼어붙은 정국이 풀릴 기미는 요원해보이는 상황이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