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르는 이낙연, 이재명 ‘결단’ 촉구
숨 고르는 이낙연, 이재명 ‘결단’ 촉구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3.12.1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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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창당 속도조절... 통합비대위 전환 등 촉구
이재명, 김부겸·정세균 등과 잇단 회동 추진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길위에 김대중' 시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길위에 김대중' 시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며 신당 창당 속도 조절에 나섰다. 내년 1월로 창당을 공식화한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신당을 분열로 규정하고 거세게 반대하고 있는 당내 의원들이 100여명을 넘어서자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염두에 뒀던 문재인정부 3총리 연대도 지지부진한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8일 KBS 인터뷰에서 "신당 창당 공식화는 과장된 해석"이라며 "획기적으로 혁신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확인되면 언제든지 (이재명 대표를) 만나겠다는 입장은 유효하다"고 밝혔다. 통합 비대위 전환을 전제로 이 대표를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 전 대표와의 만남이나 당 안팎의 포용 요구에 가타부타 답이 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러면서도 김부겸·정세균 전 총리와 내홍 수습을 위한 논의를 이어간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0일 김 전 총리와 만나는 데 이어 오는 28일엔 정 전 총리와도 회동을 갖고 당내 계파 갈등 등 현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이 전 대표를 제외한 문재인 정부 총리들과의 회동에 나서면서 이 전 대표는 점차 고립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당내에선 이낙연 신당에 대한 ‘비토’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18일까지 진행된 ‘이낙연 신당 반대 연서명’에 참여한 117명의 의원은 공동 호소문에서 “민주당은 통합과 단결의 정치로 승리해야 한다”며 “분열은 필패이다.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폭정을 막기 위한 민주당의 총선승리를 위해 민주당에서 함께 해달라”고 이 전 대표에 호소했다.

당내 중진급 인사인 5선 안민석 의원은 19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167명 모든 의원들이 신당에 다 반대한다"며 "총리를 지내고 당 대표까지 하신 분이 신당을 만드는 것은 시대정신에 반하는 배신행위"라고 이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혁신계를 자처하는 ‘원칙과 상식’ 소속 인사들은 하루 빨리 당내 개혁을 통해 분당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가 과거에 비해 여러 의견을 수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보인다"면서도 이재명 대표의 2선 후퇴와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출범을 다시 강조했다.

또 다른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인 김종민 의원도 같은 날 BBS라디오에 출연해 "당을 안 바꾸면 이낙연이 아니고 삼낙연이든 사낙연이든 못 막는다"며 당의 혁신을 촉구했다.

이 전 대표도 지난 18일 KBS에 출연해 “획기적으로 혁신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단 의지가 확인되면 언제든지 (이 대표를) 만나겠다는 입장은 유효하다”며 ‘명낙회동’의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열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와 이 전 대표간 간극이 큰 상황에서 ‘명낙회동’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은 그다지 높진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재의 위선에 가득찬 더불어민주당과 맞지 않는 분”이라며 “국민의힘에 오셔서 큰 뜻을 함께해 주기 바란다. 나도 함께 동행하겠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신아일보] 진현우 기자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