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민주당, 민주주의 면역체계 무너져..사법문제가 정책 가려"
이낙연 "민주당, 민주주의 면역체계 무너져..사법문제가 정책 가려"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3.11.28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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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민주주의 활성화·다당제 구현·내부혁신 시급"
"尹정부, 퇴보의 기간 평가 받을 것… 국가경영역량 보이지 않아"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연대와 공생' 주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성주 연대와공생 이사, 최운열 상임이사, 이 전 총리, 신경민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연대와 공생' 주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성주 연대와공생 이사, 최운열 상임이사, 이 전 총리, 신경민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28일 민주당을 향해 "리더십과 강성 지지자들의 영향으로 면역 체계가 무너졌다. 참담하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 주최로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토론회 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제1야당 민주당은 오래 지켜온 가치와 품격을 잃었고, 안팎을 향한 적대와 증오의 폭력적 언동이 난무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도덕적 감수성이 무디어지고, 국민 마음에 둔해졌다"며 "정책이나 비전을 내놓은 활동이 미약해졌고, 어쩌다 정책을 내놓아도 사법 문제에 가려지곤 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과거의 민주당은 내부의 다양성과 민주주의란 면역체계가 작동해 여러 문제를 걸러 내고 건강을 회복했다"며 "리더십과 강성 지지자들의 영향으로 그 면역체계가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책이나 비전을 내놓는 활동이 미약해졌고, 어쩌다 정책을 내놓아도 사법문제에 가려지곤 한다"며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직격했다.

또 "강성 지지자들은 제도를 압도할 만큼 강력해졌다"며 "다당제를 통해 무당층을 국회에 포용하는 것이 정치양극화 극복과 정치 불안정 예방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향해 거대양당이 극한투쟁으로 치닫고 있다며 "국민을 분열로 내몰며 국회와 국가의 정상작동을 방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당제가 정치양극화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 될 수 있다며 "그러기 위해 당장 할 일은 위성정당 포기를 전제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치양극화의 해악을 줄이려면 거대정당의 내부혁신이 시급하다"며 "거대정당들이 능력과 도덕성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정치양극화의 폐해를 완화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내년 총선 정국과 관련해선 "총선승리를 위한 정치권의 각축으로 긴장과 갈등이 극도로 고조되고, 총선이 끝나면 그 긴장과 갈등의 뚜껑이 열릴지도 모른다"며 "총선은 위기의 매듭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내외정책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하며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였다.

그는 "대한민국은 지난 몇 년 사이에 '국민자존시대'를 지내 왔다"며 "그런 자존시대를 살아온 국민들께 윤석열 정부는 크나큰 실망과 상처를 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지난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악의 정부로 기록될 것이라며 "탄핵을 당한 박근혜 정부는 정체의 기간이었지만, 이대로 두면 윤석열 정부는 퇴보의 기간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은 준비와 경험이 부족한 상태로 국정을 맡았다"며 "정부의 역할을 잘못 아는 탓인지 이태원 참사, 태풍피해 확대, 잼버리 파행을 못 막은 ‘무위·무능의 정부’를 만들었다"고 질타했다.

윤석열 정부의 대외정책에 대해서도 "미국, 일본과의 관계만 좋아지면 모든 것이 괜찮다는 식"이라고 진단하며 "한·미·일 정부관계는 편해졌지만, 한반도에 냉전시대 같은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치구도가 다시 선명해졌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먼저 윤석열 대통령이 달라져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말을 줄이고 많이 듣기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