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손정현 리더십 안착…경영 연착륙
스타벅스 손정현 리더십 안착…경영 연착륙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3.11.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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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서머캐리백' 등 잇단 논란 딛고 분위기 전환 성공
이마트 계열사 영업익 '최대'…3년 연속 '2조 클럽' 달성
스타벅스 매장과 손정현 SCK컴퍼니 대표. [사진=박성은 기자, 스타벅스]
스타벅스 매장과 손정현 SCK컴퍼니 대표. [사진=박성은 기자, 스타벅스]

국내 최대 카페 브랜드 스타벅스가 작년 악몽을 딛고 올해는 순탄한 경영성과를 올리고 있다. 스타벅스를 이끌며 ‘소방수’ 역할을 한 손정현 대표의 리더십이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스타벅스 코리아를 운영하는 이마트 계열 SCK컴퍼니에 따르면 올 3분기 매출액은 7586억원, 영업이익은 498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15.3%, 87.2% 늘었다.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 제반비용의 지속적인 부담, 환율상승 압박 속에서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성장했다. SSG닷컴, G마켓, 신세계푸드, 조선호텔앤리조트 등 이마트 계열 주요 자회사 9곳 중에서 영업이익이 가장 많다. 두 번째로 큰 조선호텔앤리조트 149억원의 3.3배를 웃돈다.  

◇3분기 실적 '호조'…1년 새 매장 수 120곳↑
올 1~3분기 전체로 봐도 스타벅스 실적은 돋보였다. 영업이익 누계는 1067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3.5% 늘어난 수치다. 이마트 자회사들 중 영업이익 1000억원을 웃도는 회사는 SCK컴퍼니뿐이다. 모기업 이마트의 올 3분기까지 연결기준 영업이익 누계가 386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스타벅스가 수익성 면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다. 

스타벅스의 매출액 누계는 2조148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1.5% 성장했다. 스타벅스는 2021년 2조385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2조 클럽’에 처음으로 입성했다. 작년 매출은 2조5939억원이다. 올 3분기에 이미 매출 2조원을 웃돌면서 3년 연속 2조 클럽을 달성했다. 보통 겨울시즌에 일명 ‘다이어리 굿즈’ 등 대형 프리퀀시 행사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에도 역대 최대 매출 경신이 확실시 된다. 

스타벅스 매장 수 역시 증가했다. 올 3분기에 29곳을 열면서 총 1870개로 늘었다. 전년 동기 1750개와 비교하면 1년 새 매장 120곳이 증가했다. 스타벅스는 직영점 운영이 원칙이다.

◇非식음 출신 한계 딛고 안정적인 경영
스타벅스는 미국 스타벅스 인터내셔널 본사와 신세계 이마트가 각각 50%씩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코로나19가 한창인 2021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주도로 이마트가 미국 본사와 지분 17.5%를 추가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최대 주주가 됐다.

스타벅스는 이마트에 인수된 이후 잇단 논란들에 휩싸이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과거보다 못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팽배했다. 일부 파트너들의 과중한 업무 부담과 열악한 처우에 따른 트럭 시위, 종이빨대 휘발유 냄새 민원, 샌드위치 품질 논란 등 갖가지 악재에 위기가 컸다. 정점은 작년 여름 일명 ‘발암물질 굿즈’로 알려진 ‘서머캐리백’ 논란이었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그 해 국정감사에서도 혼쭐이 났다. 브랜드 이미지와 소비자 신뢰에 금이 갔다. 결국 작년 10월 그룹 인사 때 지금의 손정현 대표로 수장이 교체됐다. 손 대표는 직전 그룹의 비(非)식음료 계열인 신세계아이엔씨(I&C) 대표를 맡았다. 

연이은 악재로 스타벅스 소방수 역할을 하게 된 손 대표는 취임 직후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서머캐리백 논란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별도의 품질안전센터를 출범하고 위생·품질 관리를 비식품분야까지 확장했다. 덕분에 시험대가 됐던 올 여름 프리퀀시 프로모션은 별 탈 없이 마쳤다. 현재 진행 중인 겨울 프리퀀시 행사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트렌타 도입, 사내 소통 강화…이미지 개선
손 대표는 대내외 소통에서도 성과를 냈다. 대표적으로 ‘트렌타(Trenta)’ 사이즈 음료 도입을 꼽을 수 있다. 스타벅스는 고객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지난 7월 트렌타 사이즈를 선보였다. 트렌타는 30온스(887㎖) 사이즈로 북미지역에서 적용되는 최대 용량이다. 트렌타 도입은 스타벅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이 최초다. 트렌타 사이즈는 도입 보름 만에 누적 판매량 40만잔을 넘기는 등 호응이 컸다. 손 대표는 당초 9월까지 한정 판매 계획이었던 트렌타 사이즈를 상시 판매로 결정하면서 소비자 취향을 다양화시켰다는 평을 얻었다.

사내 소통 채널 ‘디스커버리 프로그램’을 통해 파트너들과 대화 중인 손정현 대표(오른쪽). [사진=스타벅스]
사내 소통 채널 ‘디스커버리 프로그램’을 통해 파트너들과 대화 중인 손정현 대표(오른쪽). [사진=스타벅스]

손 대표는 또 매장 직원(파트너)과의 소통 강화를 위한 채널 ‘디스커버리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하며 근무 만족도 제고에 힘썼다. 스타벅스에는 전국의 2만4000여명의 파트너들이 있다. 바리스타 임직원 할인 확대, 목디스크 방지용 H형 앞치마 도입, 제조 편의를 위한 원·부재료 색상 구분 등의 아이디어들은 이 과정에서 나왔다. 

손 대표에 대한 업계 평가는 전반적으로 우호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각에서 비식음 출신이 잘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어려운 상황에서도 실적과 리스크 관리를 잘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시장이 레드 오션임에도 스타벅스 위상이 여전히 굳건한 걸 보면 손 대표가 연착륙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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