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CEO전략] '현대엔지니어링 홍현성' 초소형 모듈 원전 필두 새 동력 찾기
[건설CEO전략] '현대엔지니어링 홍현성' 초소형 모듈 원전 필두 새 동력 찾기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3.11.09 09: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축·플랜트 등 기존 사업 외형 성장 이어 '내실 강화' 집중
녹색 사회 흐름 따라 신시장 개척…주택선 '탈 현장화' 노력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진=현대엔지니어링)

건설 경기 위축과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 자금경색 우려 등 여러 악재가 건설사들을 옥죄고 있다. 여기에 꼬리를 무는 사건, 사고는 완전한 건설 안전을 확보하라는 거센 요구를 만들어 냈다. 전례 없던 위기감과 부담감에 에워싸인 건설사들은 과연 어떤 내일을 맞게 될까? 각 회사 CEO의 경영 전략을 통해 그 해답을 찾아봤다. <편집자 주>

올해 취임 2년 차인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가 본격적인 외형 성장을 기반으로 내실 강화와 새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한다. 수익성 위주 선별 수주를 통해 해외 플랜트 부문을 중심으로 새 일감을 늘리면서 초소형 모듈 원전을 앞세워 친환경·에너지 시장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본업인 주택 분야에서는 모듈러 등 탈 현장화 기술 고도화를 통해 경쟁력 강화를 꾀한다.

9일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는 지난해 2월 부사장 승진과 함께 대표이사로 내정된 뒤 3월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회사를 이끌고 있다.

홍현성 대표이사는 지난 2006년 현대엔지니어링 입사 후 오만·쿠웨이트 플랜트 현장소장과 플랜트수행사업부장, 플랜트사업본부장(전무) 등을 역임했다.

◇ 매출·이익 모두 증가…이젠 수익성 개선

현대엔지니어링은 홍 대표이사 취임 후 본격적인 외형 성장기에 돌입했다. 취임 첫해인 작년 이 회사는 전년 대비 19.8% 증가한 매출 8조812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국내 주택·건축 현장 매출 증가와 해외 대형 현장 공정 본격화로 실적 규모를 키웠다. 3분기 누적 매출이 9조158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4.9% 늘었다. 이미 지난해 전체 매출을 넘어선 성과다.

외형 성장에 따라 영업이익도 회복세다. 지난해 해외 현장 일회성 비용 등을 반영하며 전년과 비교해 68% 급감했던 영업이익(1165억원)은 올해 상반기 1040억원으로 1년 전(902억원)보다 15.3% 증가했다. 

홍 대표이사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올해를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로 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시기라고 강조한 바 있다. 내실 강화를 위해 경영 위험에 미리 대응하면서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내실 강화를 위해 현대엔지니어링은 공정·원가 관리 시스템화 등 선제적 위험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수익성 중심 선별 수주와 사업 원가 절감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도 추진 중이다. 다만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8%로 작년 동기 2.2% 대비 오히려 줄어 아직 수익성 개선 측면에서 큰 성과는 없는 모습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플랜트 부문을 중심으로 3분기까지 28억7432만달러 신규 수주 실적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7%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달 23일(현지 시각)에는 현대건설과 함께 23억달러 규모 '사우디 자푸라 가스 처리시설 프로젝트(Phase-2)'를 수주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을 절반으로 가정하더라도 이 회사의 올해 해외 수주액은 40억2432만달러로 늘어난다. 이는 작년 한 해 해외 수주액보다 18.5% 많다.

캐나다 초크리버 MMR 실증플랜트 조감도. (자료=현대엔지니어링)
캐나다 초크리버 MMR 실증플랜트 조감도. (자료=현대엔지니어링)

◇ 친환경·에너지로 영역 확대

홍 대표이사는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저탄소 녹색 성장 사회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탄소중립을 실현하고 한발 더 나아가 친환경 분야로 신사업을 확대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엔지니어링은 글로벌 친환경·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MMR(초소형 모듈 원전)과 폐플라스틱 자원화(P2E) 등으로 업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 중 가장 발 빠른 분야는 MMR이다. MMR은 모회사인 현대건설이 주력하는 300MW(메가와트)급 발전 용량을 가진 소형 원자로 SMR(소형 모듈 원전)보다 더 적은 10MW 이하 출력을 갖춘 초소형 원자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월 미국 USNC와 지분투자 계약을 맺고 MMR 글로벌 EPC(설계·조달·시공) 독점권을 확보했다. 그해 4월에는 '캐나다 초크리버 MMR 실증사업' 상세 설계 계약을 맺는 등 상용화 준비에 한창이다. 올해 2월에는 폴란드 레그니차 경제 특별구역, 7월에는 폴란드 그루파 아조티 폴리스와 MMR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는 등 보폭을 더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차 충전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올해 2월 사업 진출을 본격화한 뒤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7월에는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내 'EVC(전기차 충전 서비스) 통합관제센터'를 마련해 전기차 충전시설 유지·보수 시장으로 발을 넓혔다. 앞으로 다른 제조·운영 사업자의 전기차 충전시설에 대한 유지와 보수로까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본업인 주택 부문에서는 모듈러 등 OSC(탈 현장화)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6월 13층 높이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을 준공한 데 이어 7월과 지난달에는 '조인트 슬라이딩 방식 외장재 제작 및 시공 기술'과 '고층 모듈러 건축 구조 및 접합 기술' 특허를 출원하는 등 20층 이상 고층 모듈러 아파트 건설을 목표로 기술 개발을 지속할 방침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수익성 위주 사업 수행과 친환경·에너지 분야 신사업 추진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south@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