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긴축 기조 상당 기간 지속할 것"
한은, "긴축 기조 상당 기간 지속할 것"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3.10.19 15: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통위원 6명 중 5명 "추가 인상 필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한은)은 19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안갯속인 경제 상황에 따라,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2.00%포인트(p)로 벌어진 미국과의 금리 격차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가계부채 등 인상 요인은 있지만,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부담이 더 큰 만큼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에서 "주요국 통화 긴축 기조 장기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흐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증대됐다"면서 "글로벌 경기 성장세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가계부채 증가 흐름도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앞서 11일 공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엇갈린 견해를 보였지만, 물가상승률이 목표치(2%) 수준으로 도달, 유지될 때까지 상당 기간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같은 미국 긴축 장기화 기조에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는 등 주요 가격변수 변동성이 확대됐다. 

여기에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의 영향으로 경기 및 인플레이션 흐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증대됐다. 

이 총재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국제금융시장 영향은 아직은 제한적인 모습이지만 향후 전개 양상에 따라서는 시장 변동성을 크게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18일(현지시간)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사우디 제다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의 연설에서 "회원국은 이스라엘을 제재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석유 판매를 금지하는 것은 물론, 이스라엘 대사를 추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종가 기준 88.32달러) 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한은은 물가안정에 중점 둔 긴축 기조는 상당 기간 지속한다고 밝히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올해 금통위는 11월 한 차례 남아있다.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 6명 중 5명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며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졌고 목표 수렴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커져서 8월 회의 때보다 긴축 강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1명은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워낙 커서 향후 3개월을 봤을 때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낮출 수도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장경로와 물가 경로, 가계부채 추이 등 여러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일단은 그 불확실성을 지켜보고 결정하자는 면에서 이번 동결을 결정했다"며 "(이와 같이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 향후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위원들이 어떤 의견을 가졌는지에 대해서는 말하기가 어렵다"라고 부연했다.

향후 통화정책 운용과 관련해 이 총재는 "물가 상승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지고 이에 따라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는 시기도 기존에 봤던 것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커진 만큼 앞으로도 상당 기간 긴축 기조를 지속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와 성장의 하방 위험,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의 전개 양상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