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3.50%로, 6차례 연속 동결했다.
여전히 높은 물가와 사상 최대 가계부채, 미국과의 역대 최고치인 금리 격차 속에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에 무게를 둔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 경기 부진으로 우리나라 경기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은 데다, 미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 및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경기 불확실성은 한층 더 높아졌다.
19일 한은 금통위는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연 3.50% 수준으로 유지했다.
이는 지난 2월과 4월, 5월, 7월, 8월에 이어 6차례 연속 동결이다.
앞서 한은은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0.25%포인트(p) 인상한 후 올해 1월까지 10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3.00%p 올린 바 있다.
이번 동결 배경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주효했다.
앞서 1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2%) 수준으로 지속될 수 있다고 확신할 때까지 상당 기간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주요국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상황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까지 발발, 확전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글로벌 경제 및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불확실성도 커졌다.
한은 금통위는 글로벌 경기 성장세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주요국 인플레이션은 점차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 등 물가 상방 리스크가 증대됐다고 평가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물가 및 성장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짚었다.
이어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가계부채 증가 흐름도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3%대에 달하는 높은 물가와 사상 최대 가계부채, 2.00%p까지 벌어진 미국과의 역대 최고의 금리 격차 등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요인은 여전하다.
실제 국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7월 2.3%에서 8월 3.4%, 9월 3.7% 등 다시 3%대로 올라온 상태다.
또 올해 2분기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62조8000억원으로 1분기보다 9조5000억원 불어나며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