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이재명 찾아 단식 중단 호소... "회복식 만들어줄 것"
박지현, 이재명 찾아 단식 중단 호소... "회복식 만들어줄 것"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3.09.1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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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원장 사퇴 이후 李와 각세우던 朴... "건강 회복해야"
李, 권양숙과도 전화 통화... "전화 줘서 큰 힘이 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국회 본청 앞 단식농성 천막에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국회 본청 앞 단식농성 천막에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단식 농성 중인 이재명 대표를 찾아 눈물을 흘리며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그동안 이 대표와 각을 세웠던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이지만 이날은 "회복식을 만들어주겠다"며 이 대표를 격려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저녁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이 대표를 찾아 짧게 면담을 나눴다. 

앞서 지난해 3월 대선 운동기간 당시, 민주당은 n번방 사건을 취재한 '추적단불꽃' 구성원이었던 박지현 당시 활동가를 영입했다. 이후 대선 패배 직후 민주당의 공동비상대책위원장에 임명된 박 전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를 인천 계양을 지역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로 임명하기도 했으나 지방선거 패배와 함께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이후엔 이 대표와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박 전 위원장은 천막에 들어선 이후 손수건을 꺼내며 눈물을 연신 닦는 모습을 보였다. 박 전 위원장은 "건강이 걱정돼서 왔다"며 "단식을 그만하고 건강 회복해야 한다"고 말을 건넸다.

이어 "윤석열 정권의 폭정에 싸우려면 건강을 회복해야 한다"며 "같이 윤석열 정권에 맞서 긴 호흡으로 싸우자"고 거듭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바닥난 체력으로 인해 말을 거의 하지 못했던 이 대표는 "아직은 견딜 만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잘 지냈나. 안 그래도 내가 박 전 위원장을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재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에서 공공정책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박 전 위원장은 아직 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밝혔고 이 대표는 "공부 열심히 하고 있고 언제 한번 보자"고 추후 만남을 기약했다.

이 대표는 같은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도 전화 통화를 가졌다. 권양숙 여사는 이 대표에게 "단식이라는 극한 상황에 오로지 건강이 너무 걱정된다"고 말했고 이 대표는 "아직 괜찮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여사는 이어 "여러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으니 건강 잘 챙겨야 한다"며 "가슴이 아프다"고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세상 사람들이 겪는 고통에 비해서 (단식이) 대수겠는가"라며 "오래전 노 전 대통령 제사 때 마지막 잔을 올릴 수 있도록 배려해준 것 잊지 않고 있다. 전화도 주고 신경도 써줘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