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첫 파업 위기, 김학동 '긴장'…산업계 피해 '불안'
포스코 첫 파업 위기, 김학동 '긴장'…산업계 피해 '불안'
  • 임준혁 기자
  • 승인 2023.09.1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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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의대책위 출범, 조합원 찬반투표 예고
가결시, 생산 차질...조선‧자동차 '직격탄'

노조 "기본급 13.1% 인상, 자사주 100주 지급"
사측 "1인당 9500만원 수준 연봉인상 과도해"
포스코 포항제철소 [사진=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 [사진=포스코]

포스코가 창사 이후 처음 노조 파업 수순을 밟고 있어 김학동 부회장이 코너에 몰렸다. 파업이 현실화 될 경우 조선‧자동차 등 전후방 산업 피해 도미노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 노동조합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고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예고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6일 전남 광양에 이어 7일 포항에서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가졌다. 찬반투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곧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사측과 노조측은 올해 5월31일을 시작으로 3개월간 20차례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그동안 노조위원장은 5차례 직접 교섭에 참석했지만 김학동 부회장은 한번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사측이 가장 중요한 임금 베이스업과 자사주 없이 조합 요구안 23건 중 5건만 가져왔다”고 단체교섭 결렬 배경을 설명했다.

노조의 요구안을 보면 △기본급 13.1% 인상 △조합원 대상 자사주 100주 △중식비 인상(12만원->20만원) △하계휴가 및 휴가비 신설(휴가 5일 및 휴가비 50만원)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완전폐지 △성과 인센티브(PI) 등이다.

노조 관계자는 “최정우 회장의 연봉이 60% 오를 때 조합원 연봉은 하락했다”며 “성의 있는 제시안을 갖고 올 때까지 단결해 대응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노조 측 요구를 수용할 경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추가로 드는 비용은 약 1조6000억원이다. 이는 연간 인건비 총액의 70%를 넘는 수준”이라며 “힌남노로 인한 공급 차질로 이탈한 일부 고객사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 상황에서 조합원 1인당 9500만원 수준의 연봉 인상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사진=포스코]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사진=포스코]

그러면서 포스코는 노조 측에 교섭 결렬 철회와 협상 복귀를 요청했다. 김학동 부회장은 “파업은 회사의 위기”라며 전 직원에게 메일을 보냈다.

포스코의 파업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자동차‧조선업계에서는 파업으로 인한 불똥을 우려하고 있다. 철강은 자동차 강판과 조선 후판 등 기초 소재로 쓰이는 만큼 직격탄이 예상된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 본격적 흑자 전환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에 대한 우려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파업이 현실화한다면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선박 건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atm140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