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집단서 다른 목소리 있을 수 있어" 사퇴론 일축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윤석열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에 맞서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회복하겠다”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자신을 둘러싼 사법리스크를 ‘민주주의 파괴’라고 규정하며 이를 정면 돌파하는 동시에 거듭되는 사퇴 요구에 굴하지 않고 당을 계속 이끌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시부터 국회 본관 앞에 설치한 천막에서 흰 셔츠에 노 타이 차림으로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천막에는 '무너지는 민주주의 다시 세우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해 조정식 사무총장,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함께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당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복 송금 의혹’ 등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검찰 스토킹’으로 규정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특수부 검사들이 올인해서 장기간 수사를 하고 있지만 단 하나의 부정 증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단식이 검찰 조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질문에는 "단식을 한다고 해서 일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고 주어진 역할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검찰 수사 역시 전혀 지장 받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단식이 당내 사퇴론을 일축하기 위한 카드냐'는 물음에는 "다수가 모인 정치 집단 내에서는 언제든지 다른 목소리가 있을 수 있다. 일부의 그런 의견이나 지적이 있다고 해서 이게 갈등인 것처럼 보는 것은 오히려 정당의 본질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임박했다는 관측에 체포동의안 표결시 의원들에게 가결 투표를 요청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체포동의안을 자꾸 말씀하시는데 여러분은 이게 구속할 사유에 해당된다고 보냐"고 반문하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개발허가 내주면 개발사업에 참여해서 개발사업 이익을 환수하라는 의무조항이 있느냐"며 "대한민국이 사회주의 국가인가. 이재명이 하는 일에 대해서만 검찰은 갑자기 공산주의자가 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에 대해서도 "도지사가 무엇이 아쉬워 방북해서 사진 한 번 찍겠다고 조직폭력배 출신의 믿을 수 없는 사업가를 생면부지인데 수십억을 부탁하고, 그 사람은 뭘 믿고 수백억을 내준다고 하나. 이런 걸 가지고 영장 청구를 하는 것이란 그런 가정 자체에 의심을 가지고 합리적으로 판단하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신율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검찰이) 단식하는 사람을 부를 수 없다. 설령 검찰이 단식하는 사람을 소환한 후 체포 동의안을 넘긴다 하더라도 단식하는 사람에 대한 체포안을 가결시키는 것은 가혹하다는 당내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며 “(단식이) 분명 여러 가지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다목적 카드가 분명히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